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무역 전선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울산의 무역수지가 지난달 17억 달러 흑자를 내 산업수도 위상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더구나 2014년 10월부터 9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니 놀랍고도 의아해할 일이다. 최근 울산세관이 발표한 5월 울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8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0.9% 증가했다. 수입액은 67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1.0% 늘었다. 이는 울산의 주요 수출품목인 유류, 자동차 등의 증가에 힘입은 것이다. 특히 유류가 국제 유가와 수출 단가 상승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0.9% 증가한 3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학제품은 지속적인 수출 단가 상승으로 1.4% 증가한 17억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자동차는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불안정성 지속에도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출 증가로 25.0% 증가한 17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선박도 탱커선 등의 해외 인도 증가로 95.8% 증가한 5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실적도 마찬가지다. 원유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 단가 증가세로 전년 동월 대비 68.0% 증가한 4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정광은 58.5% 증가한 7억7,000만 달러, 화학제품은 33.5% 증가한 5억9,000만 달러, 비철금속은 62.7% 증가한 2억2,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수치만으로는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단순히 원유 등 에너지 가격 급등 외에도 대외 환경이 한국에 불리한 쪽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의 '수출 경기의 현황과 주요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통화 긴축, 엔저 장기화 등의 이유로 하반기 이후 대외 불안 요인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수출 사이클 전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한국 수출 전선이 복합위기를 맞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의 무역수지는 그렇다고 쳐도 한국경제 전체가 무역적자를 내고 있음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지금은 고환율의 시대다. 이는 수입물가 상승으로 나타나고 고물가·고금리를 더 자극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오죽하면 5월 교역 상황이 발표되자마자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엄중한 상황"이라고 선언했겠는가 싶다. 울산도 92개월 연속 무역흑자 기록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업종별 특화 수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한 때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