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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발사체 '누리호'가 지난 21일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날 누리호는 우주 목표 궤도(700㎞)에 안착한 뒤 200㎏짜리 성능검증위성(PVSAT)을 완벽하게 분리했다. 또 누리호에 실려 궤도에 오른 PVSAT와 지상국 사이의 쌍방향 교신도 22일 새벽에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발사 성공과 위성의 궤도 안착에 이어 쌍방향 교신을 통해 위성의 정상 작동까지 확인됨에 따라 누리호 발사는 완벽한 성공을 이룬 듯하다. 누리호에는 PVSAT와 함께 1.3t짜리 위성모사체가 실려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무게 1t 이상 실용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얘기다. 첫 인공위성 우리별 1호를 궤도에 올린 지 약 30년 만에 이뤄낸 우주개발 분야의 쾌거다.

 무엇보다 누리호는 설계에서부터 제작, 시험, 발사까지 모든 과정을 우리 독자 기술로 수행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우주발사체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운반수단으로 간주돼 국가 간 기술 이전이나 부품 수입이 금지돼 있다. 따라서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려는 국가가 엔진은 물론 소재와 부품 모두를 100%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총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중공업, 현대로템 등 300여 개의 민간 기업이 참여해 지금의 결과를 얻어냈다는 건 놀랍고도 자랑할만하다.   

 이날 발사때 무엇보다 울산시민들의 눈길을 끈 것은 누리호 옆에 우뚝 선 거대한 초록색 구조물과 현대중공업 로고였다. 47.2m 높이의 엄빌리컬 타워(umbilical tower)다. 발사체에 추진제·가스 등을 지상에서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철골 구조물처럼 보이지만, 기술력을 담보하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다고 한다. 총 길이 33.5m에 140t 규모의 누리호가 3,500℃까지 연소해 추력을 얻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리호 발사 성공은 곧 현대중공업이 총괄한 '발사대시스템'이 제 역할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울산의 저력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다. 더불어 울산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높인 계기도 됐다. 앞으로 우리 지역 기업들이 기술력 향상에 더욱 매진해 우주강국으로 가는 하늘문에 더 많은 기업이 동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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