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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신문 자료사진
현대차. 울산신문 자료사진

최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추진되던 LNG발전소 건립 사업 무산 사태와 관련, 지역 산업계에선 갖가지 해석과 우려가 나온다. 현대차 노조와 환경단체의 반대로 보류된 것인데,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자의 '현대차 전기차 공장 신설' 공약이 성사될 지 있을 지에 대한 의문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국내 21조원 전기차 분야 투자 계획'에서 울산 유치가 관건인데, LNG발전소 건립 사업에 대한 일부 지역 사회의 비토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신규 공장 증설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22일 지역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 계획이 잠정 보류됐다. 현대차는 최근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울산공장 LNG열병합발전소 건설 계획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조합원 고용 유발 효과 등이 없다며 울산공장 LNG열병합발전소 건설 계획에 반대했다.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현대차의 LNG열병합발전소 건설계획 철회를 촉구한 점도 사업 보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전언이다.  

현대차는 애초 한국전력에 의존하던 전력량의 70% 가량을 자체 생산할 계획으로 울산공장에 LNG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했다. 

현대차가 건설하는 LNG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184㎿(비상용 21.6㎿ 포함)로, 울산 공장이 기존 한국전력에서 공급받는 연간 전력량(129만㎿h)의 72%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발전과 난방을 동시에 제공하는 열병합 시스템으로 기존 발전 방식보다 에너지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어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

이미 울산미포·온산국가산업단지에는 일부 기업들이 석탄을 연료로 하는 열병합발전소를 LNG로 전환하는 등 자체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는 상황. SK에너지, SK케미칼, 에쓰오일, 롯데정밀화학,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팜한농, 태광산업 등이다.  

그런데도, 유독 현대차의 LNG발전소 건립에 대해 노조는 물론 일부 지역 사회까지 반대하고 나선 배경을 두고, 지역 산업계는 여러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발전소 하나 짓기도 힘든' 지역사회 분위기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면서 현대차의 신규 투자를 어렵게 하지 않겠나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 

특히 김두겸 당선인은 울산시장 선거 운동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울산공장 신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현대차가 전격적으로 울산공장에 신규 투자하기로 한 LNG열병합발전소 사업 무산 사태가 여기에 찬물을 끼얹는게 아닌지 주목되고 있다. 

공약 발표 당시 김 당선인은 "자동차가 내연기관차에서 수소차, 전기차로 급속히 전환되면서 울산이 자동차 도시의 위상을 잃을 처지"라며 "조만간 전기차 공장이 신설되지 않으면 앞으로 몇 년 안에 울산은 자동차 도시 간판을 내려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울산이 자동차 도시로서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현대차그룹에 전기차 공장 신설을 요청한다"며 "시장이 되면 그린벨트를 해제해 싼값에 공장용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현대차가 지난 5월 발표한 국내 전기차 사업과 미래사업 투자 계획을 두고 울산 유치에 대한 김두겸 당선인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144만대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에 사용된다. 여기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국내에 전동화·친환경, 신기술·신사업,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분야에 총 63조원 투자를 연이어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국내투자를 구체화 하는 과정에서 울산 유치가 성사될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이 필요한데, 허울만 산업도시, 기업도시일 뿐이라는 현실을 직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울산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울산의 산단 내에 이미 다수의 기업이 발전소를 가동·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현대차의 LNG발전소 건립을 회사 내외부에서 반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다"며 "공장 내부에 발전소 짓는 것이 이렇게 힘든데, 신규 공장을 어떻게 유치한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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