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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부터 전기요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울산 산업계는 전력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에너지다소비업체가 집중된 업종들을 중심으로 원가부담이 상승하고 기업 경쟁력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기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중고'까지 겹쳐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의 연료비 조정단가를 연간 최대 수준인 kWh(킬로와트시)당 5원 인상하기로 했다.

원래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은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 연간 최대 ±5원이지만 제도 개편을 통해 1년 치 최대 인상 폭인 5원까지 올리기로 결정했다. 

공장 가동을 위해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계는 더욱 부담이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국내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29만 1,333GWh(기가와트시, 100만kWh)였다. 1kWh당 전기요금이 5원 늘게 되면 국내 산업계에는 1조 4,567억원의 전기요금 부담이 늘게 된다. 전기요금이 늘어난 만큼 기업들의 수익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전기료 인상이 한 번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앞서 한전이 산정해 정부에 제출한 3분기 조정단가는 kWh당 33.6원이었다. 이는 한전이 연료비 요인으로 인한 적자를 면하기 위해선 3분기 조정단가를 33.6원은 올려야 한다는 의미다.

전기요금 인상을 우려해왔던 산업계는 긴장한 모습이다. 이미 고환율, 고물가, 고유가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은 생산비용 증가로 직결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울산지역 주력산업 특성상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생산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자동차, 정유·화학 등 업종은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중소기업에도 부담이 크다. 전력 사용이 많은 주물과 열처리 업종은 채산성이 상당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제조원가 중에서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요금 인상 발표가 있던 지난 27일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발표에 우려를 표한다"며 "한전의 누적 적자가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하지만,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 전용요금제 도입 등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과 고효율 기기 교체지원 확대 등의 조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도 중소 제조기업 10곳 가운데 9곳이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울산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 산업계 구조상 원가 부담과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산업계 경쟁력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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