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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얻어맞고 돈을 빼앗겨 학교폭력실태설문조사에서 이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 측은 한 달 넘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결국 부모가 경찰에 고소하는 일이 울산에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보복성 2차 학교 폭력이 이뤄져 피해 학생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유명무실한 울산교육청의 학교폭력예방시스템과 학교 측의 안일한 대응에 피해 학생 학부모는 울분을 터트리고 있다. 

울산 M 중학교 1학년 학생 A(13)군은 지난달 초부터 같은 학교 2학년 선배와 인근 중·고교생 무리로부터 학교와 PC방 등에서 지속적으로 얻어맞고 돈을 빼앗겼다. 

A군의 부모는 A군의 증언과 SNS 기록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정리했다. 그 결과 한 달 보름 사이에 A군은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뺏긴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계정을 강매하면서 돈을 빼앗고, 인터넷 물건 구매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A군이 돈을 돌려달라고 하면 어김없이 폭력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6일 같은 학교 2학년 가해학생 4명은 A군에게 급식실에서 "생일이니까 생일빵 맞아야지"라며 번갈아 1대씩 발로 찼다.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A군이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던 중 가해학생들은 "또 맞아야지"라며 화장실 벽에 붙으라고 한 후 번갈아 가며 엉덩이를 발로 찼다. 같은 날 PC방에서도 인근 중학교 상급생으로부터 "너 어제 생일이었지? 생일빵 맞자"라며 안쪽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이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은 가족이 차를 타고 이동 중 A군이 SNS를 하는 과정에서 불안해하자, 부모가 이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부모는 지난 22일 해당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최근 실시된 학교폭력실태설문조사에서 A군은 학교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고 답했지만 이에 대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A군의 아버지는 "학교 측에 폭력 사실을 알리고 항의했지만 그 이후로도 가해 학생과의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아들은 보복성 폭행에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지난 4월 실시한 학교폭력실태조사에서는 해당 사안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달 초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내용이 확인돼 순차적으로 처리하려 했다"며 "학교폭력위원회를 열고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한 뒤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A군은 후유증으로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고 등교를 하지 않고 있으며 부모는 지난 28일 울산 중부경찰서에 가해 학생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김지혁기자 usk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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