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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 아이클릭아트
유가 급등. 아이클릭아트

올해 1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국내 정유 4사가 2분기에도 다시 한번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5일 증권사 실적전망 자료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초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사는 지난 1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1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SK이노베이션이 1조6,491억원, 에쓰오일이 1조3,320억원, GS칼텍스가 1조812억원, 현대오일뱅크가 7,045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 평균 전망치는 매출 22조6,133억원, 영업이익 1조8,178억원 규모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인 5,065억원보다 258.9% 늘면서, 2분기에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할 전망이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1조 2,877억원, 영업이익 1조 2,834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는 1분기의 1조 3,320억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에쓰오일의 2분기 흑자 규모가 1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올해 1분기와 같이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정유사들의 호실적은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초강세가 쌍끌이로 이끌었다.

여기다 석유 수출액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1∼5월 국내 정유업계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작년 동기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석유제품은 수출액은 303억 달러(약 39조 3,294억원)를 달성했다. 국가 전체 수출액 중 8.7%의 비중을 차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고유가에 따른 단가 상승, 정제마진 확대에 따른 높은 가동률로 석유제품 수출액은 4개월 연속 50억불을 달성하는 등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5월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는 배럴당 122.7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74.3% 상승했다.

특히 5월의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배럴당 142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 5월 월별 수출액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업계의 올해 5월까지 석유제품 누적 수출액은 242억6,500만 달러(약 31조 4,960억원)로, 작년 동기(120억2,800만 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수출 물량은 1억9771만 배럴로 작년 동기보다 15.7% 증가했다. 

정유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면서 정유사들의 정제설비 가동률도 높아졌다. 

국내 정유업체의 1∼5월 기준 정제설비 가동률은 작년 72.8%에서 올해 79.2%로 상승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이어졌고 수출도 급증하면서 2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고유가에 따른 석유 소비 위축, 우크라이나 사태 종료 후 국제유가 급락 가능성 등은 위험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의 호실적과 대비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정유사들이 '마진'을 너무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정부는 기름값 급등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5월 유류세 인하폭을 30%까지 늘렸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평균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182원, 경유는 129원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주유소의 휘발유값은 69원, 경유는 53원 내려가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유류세는 계속 인하됐지만 소비자들은 유류세 인하 혜택을 휘발유 38%, 경유 41%만 누린 셈이다.

이러한 유류세 인하 수혜는 정유사 또는 주유소가 누린 것이란 지적이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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