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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계가 잇따라 선포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이 소비자 관점에서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는 CCM(소비자중심경영·Consumer Centered Management)은 저조해 허울뿐인 ESG경영이라는 지적이다. 울산에서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받은 기업은 경동도시가스 1곳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CCM 인증이란 기업이 소비자 중심으로 기업 활동을 구성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는지를 공정위가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다.

 2007년 9개사 인증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총 인증기업이 200개를 넘는 등 소비자중심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CCM 인증을 받으려면, 소비자 불만 사전 예방·사후 관리 등 소비자 중심 경영 체계를 확립한 후 평가단으로부터 심사기준의 대분류 항목별(리더십, CCM체계, CCM운영, 성과관리) 75%, 총점 800점 이상(1,000점 만점)의 점수를 획득해야 한다.

 공정위는 CCM 인증기업에 향후 2년간 인증마크 사용 및 우수기업 포상,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 시 가점, 중소기업 정책자금 융자한도 상향, 시내 보세판매장 특허심사 평가 시 가점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그러나 CCM 인증제에 대한 기업의 참여율이 저조해 피해 예방 활동을 통한 소비자 권익 향상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에선 경동도시가스 외에는 한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동도시가스는 올해로 6회 연속 CCM인증을 획득했다. 서울 등에 본사를 둔 기업 가운데에는 NH농협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CCM 인증을 3회 연속 획득하며 소비자 중심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을 뿐이다. 

 이외 울산에 본사를 뒀거나 사업장을 운영 중인 기업들 가운데 금융, 유통, 식품, 에너지 등과 같은 B2C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과 기업간 거래가 주을 이루는 B2B기업들 중에서도 CCM인증을 획득한 경우는 찾아 보기 힘들다. 

 산업계가 최근 너도 나도 지속 가능한 'ESG' 경영 실천을 선포하며 화두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ESG 경영의 한축으로 소비자와 관련된 사안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도 불구하고 울산에선 CCM인증 획득을 위한 움직임이 저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CCM 인증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홍보 부족을 CCM인증제가 저조한 이유를 꼽는가 하면, 기업 인식의 문제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기업들이 ESG경영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구축을 선언하면서도 정작 ESG 경영 평가 잣대로 활용할 수 있는 CCM 인증은 관심 밖인 모양새라는 비판이다. ESG 경영에 진정성을 갖는다면, CCM 인증에 주목하지 않을 기업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은 2012∼2020년 연도별 CCM 인증 기업 자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등급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CCM 인증 기업이 ESG 경영을 더 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SG 등급 자료가 확보 가능한 CCM 인증기업(공공기관 제외)과 CCM 미인증기업 총 66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했는데, CCM 인증기업은 기준연도 이후 3년간의 ESG 평균 점수(3.579점)가 이전 3년간의 평균 점수(3.429점)에 비해 4.37%(0.150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했을 때 CCM 미인증기업은 기준연도 전·후 3년 동안의 ESG 평균 점수가 3.436점에서 3.407점으로 0.84%(0.029점) 낮아졌고, 기준연도 이후 CCM 인증기업과 CCM 미인증기업의 ESG 수준 차이는 점차 확대됐다.

 즉, CCM 인증을 받은 기업은 ESG 분야 중 사회 부문에 높은 평가를 얻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통하는 소비자중심경영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여 최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이 소비자의 신뢰와 지지를 받게 되면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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