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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성 비위 무마 의혹'에 대해 당 윤리위원회가 지난 7일 징계 수준을 '당원권 정지 6개월'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당권 쟁탈전'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차기 당권 주자들은 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임시 전대 및 조기 전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 새 지도부 선출 방안을 놓고 차기 당권 주자들이 각기 유불리에 따른 주판알을 튕기며 의원들과 물밑접촉으로 외연 학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에서 내년 6월 정기 전당대회 개최냐, 아니면 조기 전당대회 개최냐를 두고 서로 엇갈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중징계를 받자 곧바로 자신의 '당 대표 직무대행'을 선언했다. 기간은 이 대표의 당원권이 중지된 6개월로 이후에는 이 대표가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또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직무정지 상태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하면서 당 대표 궐위 시 전당대회를 열 수 있지만,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을 차단했다.

반면 권 원내대표 외에 친윤 그룹 기류는 온도차가 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내년 6월 이 대표의 임기가 종료된 뒤 정기 전당대회를 치르기 전에, 잔여 임기를 소화할 새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친윤계 내에서 이러한 온도차는 2024년 공천권을 놓고 격돌하는 치킨게임 모양새로밖에 볼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권 주자들 움직임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인물은 울산 출신 김기현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원내대표, 안철수 의원,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 친윤계인 정진석 국회부의장, 윤상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1호 공부 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을 출범시켰다. 당시 46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세미나 첫 강연자로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초대했다. 새미래는 오는 1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의 '경제위기, 인본(人本)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는 주제로 강연을 듣는다.

김 의원은 10일 이 대표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 "국민 민생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 일원으로서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대표로서 촉발된 혼란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차기 당권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권 원내대표가 내년 6월 정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도 자신의 정치적 시간표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내년 4월까지 임기인 권  원내대표로선 당장 직을 던지고 당권 도전에 뛰어들 수 없는 만큼, 전당대회 전까지 비대위나 직무대행 체제로 시간을 벌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잠재적 당권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움직이고 있다. 안 의원은 오는 12일 당·정 연계 토론 모임인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를 발족한다.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대해 전문가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위해 의원들이 입법적 뒷받침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차기 당권을 노린 '세(勢) 불리기'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당내 윤핵관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전날(9일) 당 외곽 지지모임 '여원산악회'의 재개 소식을 알렸다. 이 모임은 버스 23대를 동원해 지지자 1,100여명이 모인 대규모 행사로 치러졌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달 27일 당내 의원연구단체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재개한 바 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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