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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소복이 지음
왜 우니? /소복이 지음

눈물을 흘리던 주인공 아이는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이유를 묻는다.
 왜 우니?

 꼬마 아이는 자다가 깨어보니 곁에 엄마가 없어서 울고,
 무언가를 숨기며 울고 있는 아이는 엄마가 없는 줄 알고 아빠랑 신나게 주전부리를 사 왔는데 엄마에게 딱 걸려서 그만 간식을 압수당해 운다고도 했다.
 또 다른 아이는 자기는 다 큰 줄 알았는데 떡볶이가 너무 매워서 아직도 크려면 한참 멀어 운다고 했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예외는 없다.
 극한 육아 스트레스로 안 울고 싶었는데 옆에서 울어서 따라 우는 이모도 있다.
 싸워도 사과하면 또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엔 아니어서 우는 삼촌도 있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 "왜 우니?"에는 다양한 이유로 울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물론 내게도 예외는 아니다. 요즘 도대체 왜 그렇게 우는 거냐고 수도꼭지인 내게도 물어온다. 아이의 순수한 물음에 나도 모르게 대답한다.

 "마음에 없는 말을 한 내가 미워서 울어."
 "마음에 있는 말을 한 내가 미워서 울고."

 대답하는 동안 아이는 그저 묵묵히 듣는다. "뭘 울고 그래?" 적당히 하라며 핀잔을 주는 물음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 그래."하며 그만 울라고 진정시키지도 않는다. 설득도 하지 않고 그냥 조용히 옆에서 듣고만 있는데 그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렇게 듣게 되는 25가지의 간결하지만 묵직한 우는 이유. 그 대답 속에서 울림을 주는 말들이 많아 읽는 내내 나는 눈물 바람이다.

 "왜 우니?"
 "내 친구들이 나 없이도 너무 재밌어 보여서 울어."
 
 "할머니 왜 울어?"
 "우리 엄마가 점점 작아져서 사라져 버릴까 봐 울어."
 
 "비 오는데 왜 우니?"
 "빗속에서 울면 내 눈물이 안 보여 안심하고 울어."
 

이수진 아동문학가
이수진 아동문학가

 작가는 누구나, 그리고 언제든 울 수 있고, 우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니 "왜 우니?"는 눈물이 나오는 것을 왜 참으려고 하니? 그냥 쏟아내도 괜찮아! 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는 문장인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에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물음인지도 모르겠다. 어른을 위한 감정 그림책 "왜 우니?"는 그래서 뭔가 억누르고 있던, 때로 숨겨왔던 나의 이야기를 꺼내고 싶어지는 날에 읽으면 좋을 일이다. 어른이 되고부터는 울고 있는 누군가에게 우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았지만 오늘은 묻고 싶어진다.
 
 "당신, 왜 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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