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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동구청 환경미화과 자원재활용 주무관
허인 동구청 환경미화과 자원재활용 주무관

부적규보면 무이지천리요(반 걸음이 쌓이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를 수 없다) 반 걸음이 모여 천리를 간다는 글귀는 우리구 재활용 분리배출 제도의 수립과 실행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쓰레기 분리배출제도는 2003년 생활계 포장재의 분리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분리배출표시 제도를 시행하면서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에 자원순환기본법을 제정해 재활용 활성화를 법제화했다. 
 이후, 환경부에서 '자원순환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을 2020년도에 수립했고 우리구도 이 계획에 발맞춰 2021년에 생산, 소비, 관리, 재생으로 이루어진 4부문 16개 세부분야로 5개년 자원순환집행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런 자원순환정책과 집행계획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업무를 추진하면서 자원 재활용에 대해 느끼는 점이 많다. 
 그중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행정기관의 활동과 노력만으로는 재활용이 일상화된 자원순환 강국으로 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제도화, 법제화된 자원순환 정책들이 튼튼히 뿌리 내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우선, 재활용 쓰레기의 자원재활용 과정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자원재활용은 수거/선별/처리 3단계 과정을 거친다. 
 각 과정에서 구청과 관련기관, 기업체에서 철저를 다하지만, 재활용 분리배출이 제대로 되지 않아 선별과정에서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쓰레기는 수거한 재활용품의 35.5%에 이른다. 
 보다 구체적인 수치로 이야기하면 연간 재활용 쓰레기 수거량은 3,573톤이나 이중에서 폐기물로 처리되는 양은 1,270톤으로 폐기물 처리비용으로만 1억4,000만원이 집행됐다.(2021년 재활용품 선별처리 실적-내부자료)

 이런 수치를 보면 구청과 재활용 관련 기관, 기업체에서 수거와 선별 그리고 처리 단계를 아무리 촘촘히 설계하고 실시해도 자원순환의 출발점인 분리 배출이 올바르게 되지 않으면 자원 재활용업무는 인력과 시간, 예산을 투입해 또 다른 쓰레기를 선별해 배출하는 일의 반복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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