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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수 울산개인택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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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태도와 행동거지를 보고 그 사람의 됨됨이를 대충 짐작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무식하다는 말은 학문적으로 많이 배우고 적게 배우고를 떠나 양심과 상식(常識)에 기초하여 지혜(知慧)와 이해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식하다는 것은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방의 말(정보와 지식)에는 좀 배타적인 면을 알 수 있다. 대체로 책임과 반성이 부족하고 자기 가치판단 없이 들은 대로 전하려는 태도를 보이며 또 선동과 부화뇌동에 쉽게 빠지는 경향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사회 규범과 질서 의식이 좀 모자라고 말의 논리가 이치에 맞지 않는 경우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자존심이 강해 자기 잘못에 대한 솔직한 반성과 시인을 잘 하지 않고 슬며시 비켜 가려 한다. 상대를 기만하려는 속셈이 쉽게 노출되는데도 그것이 자기만의 수단이고 처세술 인양 어리석은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현상들은 자기 성찰과 사고력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자기모순에 빠져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무식으로 인해 종교적 오해와 진실이 왜곡되는 일도 있다.

예로 들어, 종교를 믿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을 신의 존재로부터 구원을 받고 위안을 얻고자 하는 행위이다. 그런데 이 믿음의 실체에는 어느 종교든 교리가 있다. 기도만 열심히 하면 나의 모든 것을 용서하고 구원해 주며 죽어 천당도 간다. 고 믿는다. 이것은 종교적 확증편향의 심리 때문이다. "원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란 말도 아무리 기도하고 주문해도 이룰 수 없는 말이다. 그래서 종교란 교리에 따라 마음의 문을 열고 자기 변화를 추구해 나갈 때만이 비로소 위안과 구원을 얻을 수가 있다.

믿음(신앙)이란 옛날 우리 어머니께서 장독대 위에 정화수(井華水) 떠다 놓고 두 손 모아 빌던 모습처럼 하나의 기복신앙(祈福信仰) 또는 무속신앙이라 할 수 있다. 오직 신에 대한 강한 믿음과 기도만이 가정의 액운을 쫓고 자식 잘되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기중심의 위안일 뿐 결코 상대의 위안으로 귀착되는 것은 아니다. 오직 교리를 실천하고 자기 변화를 추구해 나갈 때 진정한 종교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맹목적 신앙이야말로 어쩌면 또 하나의 무식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리고 무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인 병리 현상들에 대해 그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우선 가정과 사회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갈등을 유발한다. 또 무식은 예측 불가능해서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운전자가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돌출 행동을 한다던가 무분별한 담배와 무절제한 음주로 사회적인 폐해가 심각한데도 고집대로 행동하는 사람들, 또 일부 공기업과 공무원들의 주인정신이 결여된 안일무사의 업무태도, 갑과 을의 불공정 관행도 아주 무식한 행동들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범죄행위가 무식에서 발생하듯이 이러한 이슈들이 사회 불안과 혼란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식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불신과 반목을 키우고 사회 질서를 해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의 무식한 행동이 내일의 후회를 낳는 그런 어리석은 인간은 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최소한의 남의 눈을 의식할 줄 아는 인간의 기본을 지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모른다는 것은 바로 무식의 소치(所致)요, 부끄러운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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