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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이영철 울산교육청 교육기자단

따스하게 나를 향해 비추던 햇볕이 어느새 따가운 태양이 되어 나의 정수리를 뜨겁게 달굴 때면, 여름의 한가운데 서 있음을 실감한다. 이런 더위에 지칠 틈도 없이 우리 아이들은 시험과 과제에 정신없게 살아간다. 계속해서 덮쳐 오는 할 일을 수행하고 나면, 방학이 코앞이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면, 방학을 앞두고 우리는 모두 관습처럼 계획을 세우고는 했다. 그러나 돌이켜봤을 때, 세워놨던 목표를 다 이룬 사람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을 몰아서 수행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또한 방학에 좋은 습관을 만들어서 일상으로 돌아가도 꾸준하게 해낼 수 있는 능력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분명히 시작하기 전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빠르게 포기하고 만다. 그래서 자유 시간이 마무리될 때쯤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신을 보며 죄책감을 느낀다. 

 우리는 천성이 게으르기 때문에 습관을 만들기가 힘든 걸까? 사람은 평생을 살아오며 만들어진 생활 루틴에 의해 하루가 구성된다. 아침에 일어나기, 일정 시간이 되면 밥을 챙겨 먹기 등 당연하게 생각해온 모습들도 그저 지속해서 만들어진 습관이다. 그렇게 모인 다양한 분야의 습관들이 모여 한 사람을 구성하게 된다. 그러나 습관의 특성상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계획하는 건 너무나도 쉽지만, 적응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좋은 습관이라 하면, 기존에 굳어있던 행동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무언가를 무작정 이루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몸이 익숙해질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마는 거다. 
 이 점을 간과한 채 무작정 달려들기 때문에 빠르게 원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내가 원하는 모습과 현재가 일치하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조금씩이라도 계속해서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성공까지 놓인 높은 계단을 한 번에 오르기보다, 한 칸씩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기준점을 무작정 완벽하게 높이기 위해 보폭을 본인이 할 수 있는 넓게 벌리는 게 좋은 건 아니다. 

 능력치보다 비대한 계획을 세운다면, 실패하고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린다. 풀어진 신발 끈은 다시 묶으면 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완벽한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다. 꾸준하게 해내다 보면 어느새 하루와 일상이 되고, 더 나아가 인생 전체를 구성하게 된다. 나의 움직임이 큰 변화가 되어 돌아오기 위해 작은 발걸음을 옮겨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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