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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격 하락세가 지속돼 울산지역 내 농소·두북미곡종합처리장과 지역농협의 적자가 심각한 와중에(▶7월의18일자 8면 보도)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200여일 앞둔 상황에서 울산지역 18곳 농·축협의 속앓이가 깊은 모습이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라 사룟값도 올려받아야 하지만 인상 결정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전국 농·축협 동시조합장선거는 내년 3월 8일에 예정돼있다. 19일 기준 232일 가량 남았다. 코로나19 상황이 다소 완화된 점과 맞물려 지역 농·축협들은 조합원들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지원책 확대, 사회공헌활동 등 각종 사업으로 분주하다. 

 이런 가운데 쌀값 하락-판매 부진-쌀 재고량 급증 등의 문제로 농가가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은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축산업의 사정도 녹록지 않은 실정. 

 이런 상황과 맞물려 울산지역 18개 농·축협에선 2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모든 현안을 연결시키며 쌀값과 사룟값 결정의 딜레마에 처했다. 

 쌀시장의 경우, 이른 추석(9월 10일)으로 다음달이면 햅쌀을 수확해야 하지만 아직 각 지역 농협 미곡종합처리장마다 지난해 재고가 산더미인 게 현실이다. 


 쌀 재고가 여전하니 쌀가격은 계속 하락세고, 가격이 추락하니 재고 물량의 헐값 판매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지역농가들로부터 쌀을 사들여 판매해야 하는 RPC의 적자로 누적된다. 지역 농협 재정에도 악재일 수밖에 없다.


 산업단지 내 대량 수요처로 인해 울산은 그나마 타 지역에 비해 사정이 낫다고는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재고량이 늘었고 쌀값 하락에 따른 부담을 농협이 져야 한다는 점에서 재정에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울산지역 농협에선 이 같은 악재가 내년 조합장 선거에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역농협에선 단위조합장 선거를 의식해서 농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선거 직전에 이뤄지는 수매가 협상에서 전년보다 높게 책정하려는 기류가 형성된다. 


 지난해 울산지역 쌀 수매가는 20kg기준 5만7,000원이었지만 현재 5만4,000원대로 하락했다. 내년 초에 결정될 쌀 수매가가 얼마 선에서 결정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지역 축협은 사료가격 문제가 발등에 불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한 데다 주요 수출국에서의 조사료 생산량이 줄어 배합사료는 물론 조사료 판매 가격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우와 돼지 산지 가격이 모두 하락세인 상황이라 축산 농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사료 가격을 제대로 인상·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 축협의 적자로 돌아오게 된다. 

 한 지역농협 관계자는 "대내외 여건과 시장 상황을 감안하고 재정을 고려할 때, 올해 쌀수매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춰서 잡거나 사료 가격을 있는 그대로 올릴 경우, 농심에 직격탄을 주는 만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이라고 토로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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