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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남구을)·안철수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각 공부모임과 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 장소마저 나란히 붙어있어 '포스트 이준석'을 노리는 두 의원의 세 대결 장을 방불케 했다.

최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을 둘러싼 대통령실 '사적채용' 해명 논란, 친윤계 불화설 등으로 '리더십 리스크'가 거론되는 틈을 발 빠르게 파고들며 이들이 당내 기반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윤석열 정부 초기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고있는 상황에서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과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당 지지율이 동반 추락에 대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전 국회에서 자신이 주도하는 공부모임 '혁신 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6개월 직무대행 체제로는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견해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 "당내 여러 어려운 사정 때문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 아니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지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고 국정동력도 점점 약해지고 있다"며 "절박한 위기감을 스스로 느끼면서 뭔가 달라지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숙제 중의 하나라고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의 '원톱' 체제 상황에 대해 조기 전당대회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윤리위 징계 이후 상황을 사실상 '지도부 공백' 상태로 해석하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 의원이 장 의원과 힘을 합쳐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전에 열린 새미래 3차 모임에는 총 56명의 의원이 참석했고, 이명박(MB)정부 때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지낸 박재완 전 장관이 경제위기 극복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의원 모임에 문전성시를 이룬 것은 최근 대표적인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이 제기되면서 당내 관심도 함께 급증한 모습이다.

안 의원도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의원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의 두 번째 모임을 열고, '과학기술 패권시대의 경쟁 전략'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안 의원은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대내외적 경제·안보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규정하며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가 정책적으로 올바른 판단을 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후 기자들이 권 대행 체제에 대한 견해를 묻자 "지금 그렇지 않아도 당내 사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 목소리가 있(다)"며 "당내 상황과 관련해 21일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장재원 의원은 이날 모든 공부모임에 불참했다. 그는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안철수·장제원 연대설에 대해 "지금 전당대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조어를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 심하다"며 "그런 (연대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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