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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길 울산시의원
강대길 울산시의원

선거가 끝나면 늘 나오는 속담이 있다. 군주 민수(君舟民水)이다. 강물이나 바다로 해석되기도 하는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뒤집기도 한다. 민심은 평온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납기도 하다는 것이다. 일찍이 노자가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며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설파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 세상사 일이 물 흐르듯 해야지, 물을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중앙정부 5년과 지방정부 4년을 맡았던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선과 지선에서 한꺼번에 괴멸적인 패배를 당했다. 역사는 반복이라고 했듯, 보수에서 진보로, 다시 진보에서 보수로 정치 지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민심이 바꿔놓은 판도였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 못했다는 것이 선거에 드러난 민심의 냉정한 평가이다. 오히려 '불환빈 불환균(不患貧 不患均)'만 확대되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가난한 것은 참을 수 있어도, 공평하지 못한 것은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진보를 표방했지만, 진보의 위선과 가면만 확인했다는 조소가 넘쳐났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조국 사태였다. '내로남불'에 빗댄 '조로남불'은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이 등을 돌리는 민심이반의 결정타였다. 조국을 사수하겠다는 소음이 피리 소리였다면, 조국을 응징해야 한다는 외침은 꽹과리 소리였다. 소리의 크기와 파장이 곧, 민심의 크기였고, 파장이었다. 


 결국은 10년 주기의 정권 교체가 5년으로 바뀌는 큰 파동으로 이어졌다. 민심은 단 한 번의 실수와 실패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기와 단호함을 보여준 것이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압승했지만, 민심의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대목이다. 필자가 소속된 울산광역시의회도 지방선거의 압승을 발판으로 다시 보수가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4년 전 선거와 정반대의 결과로 지난 6대 의회와 같은 의석 분포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동구청장을 제외한 4개 기초단체장도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안정적인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놓았다. 


 권한과 책임은 비례한다. 앞선 정권이 권한만큼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민심의 심판을 받았듯, 국민의힘도 권한에 걸맞은 책임을 완수하지 못할 때는 같은 무게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잘해서 된 것도 있지만, 상대의 실책에 편승한 승리도 한몫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선거에서 패배한 뒤 4년간 원인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찾는데 몰두했다. 쓰디쓴 쓸개를 씹는 마음으로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해 와신상담(臥薪嘗膽)했다. 두 번의 시의원을 역임하면서 안일했던 마음도 있었고, 상대보다 간절함과 절박함이 부족했다는 깨달음에 이르렀다. 


 그래서 다시 신발끈을 조여 맸다. 지역구를 샅샅이 누볐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늘 발품을 팔았다. 공식적인 직함이 없음에도 묻고 듣고 보고 살폈다.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관련 서적을 읽고, 인터넷 서핑을 통해 정보와 자료를 찾았다. 전문가들을 방문해 조언과 충고도 들었다. 그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네에서 '강대길'이라는 이름 석자는 지워지거나 잊히지 않았다. 필자의 노력과 정성에 대해 주민들이 알아준 덕분에 다시 4년 만에 민의의 전당에 입성하게 되었고, 제2부의장이라는 무거운 직책도 맡게 되었다. 


 4년이라는 세월 속에 울산광역시의회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오랜 숙원이었던 인사권도 독립되었고, 정책지원 전문인력도 충원되었다. 이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지난 5대와 6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행정사무감사 등에서 집행부를 날카롭게 감시하고 견제했다고 우수의원에 연속으로 선정되는 등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3선의 중진 의원이지만, 초선 의원과 같은 마음으로 패기와 열정을 다 바쳐 울산광역시의회가 달라졌다는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아울러,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이라는 민선 8기 김두겸 호가 울산과 시민을 위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할 것이다.  


 선거기간 동안 주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필자가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갖고 있는 소신이자 철학이다. 선거 끝나고 나면 정치인은 다 똑같다는 푸념의 목소리를 들어서는 안 된다.


 주민들과 약속한 지역 현안사업 해결은 물론 울산 전체를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으로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믿고 맡겨주신 '강대길'이 정말 잘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께서 애정 어린 조언과 충고를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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