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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공급망 차질, 원자재값 인상 등 인플레이션 심화, 미국 금리 급등, 중국 성장률 둔화 같은 불확실성 가속화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50년 만에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맞고 있다.  때문에'퍼펙트스톰'이 우리 경제를 덮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는 대외 의존도가 다른지역에 비해 크게 높은 울산 경제 지형 변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욱이 울산은 4차산업 시대 디지털 전환의 핵심인 ICT산업 기반이 전국에서도 최하위 수준으로 주력산업인 조선, 자동차 등의 패러다임 전환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여건이다.  그만큼 울산은 4차산업 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예기치 못한 공급망 리스크에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본보는 지역 경제단체·기관장을 통해서 울산경제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 등 지속가능한 울산경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울산에서 각각의 정책과 사업으로 지역 경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맡고 있는 경제기관 및 단체의 관련 책임자들이 참여한 지상 좌담회를 통해 저마다의 기준과 방법을 짚어본다. 지상좌담회는 울산상공회의소와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무역협회, 울산항만공사 등의 3개 질문에 대한 기관별 답변으로 이뤄진다. 전 세계를 강타했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엔데믹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이번 기획이 울산지역 기업과 사회가 악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대체 수입·수출시장 다변화 절실 시점
항만운영 효율화 취급화물 다양화 필요
UPA형 에코스마트항만으로 변화 추진

■진단-대내외 불확실성 시대에 울산경제가 처한 현실

#이준호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장=울산은 1인당 GRDP가 전국 1위이며, 전국 제조업 생산의 12.4%를 차지하고 있는 전국 2위의 제조업 중심지다. 제조업이 울산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고, 산업별로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 총 82.6%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제조업체수는 1만여개(전국 대비 1.7%)로 제조업 중심지로서의 위상에 비해 적은 편이다. 특정 대기업과 업종에 대한 편중도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아직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특정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외부적 요인과 산업구조 대전환 과정에서 충격을 흡수하는데 취약할 뿐만 아니라 다양성 부족한 산업구조는 산업간 융합과 교류 부족으로 혁신과 역동성에 한계가 있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울산의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과정에 있으며, 동시에 대외적인 불안정성에도 취약한 구조를 내재하고 있다. 울산의 구조적 문제로는 첫째 인구유출, 둘째 높은 공급망 대외 의존도로 요약된다. 결론적으로 울산경제가 기존 주력산업이 겪던 고질적인 문제로부터 탈피함과 동시에 대외적인 불안정성에도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
신성장동력 작동위한 규제 개혁 선결
관광·의료·바이오 등 균형 발전 통해
인구 유출 막기위한 실질정책 따라야

■전망-세계 경제와 맞물린 울산 주력산업 앞날

#김정철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우리나라에서 수출은 내수보다 경제성장에 2배나 기여하고 있으며, 수출이 유발한 부가가치율(부가가치유발액/총수출액)은 62.4%, 이중 제조업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액은 94.4%에 달한다. 울산의 금년 상반기 수출실적은 445억불로 전년대비 25.9% 증가하며 전국 평균 15.6%를 훌쩍 넘어섰다. 하반기도 유가하락과 신흥국의 수요위축 가능성이 있지만 수출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 전기자동차 전용공장이 울산에서 가동되면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자동차로의 전환이 가속화 될 전망이며 친환경에너지와 함께 울산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1963년 개항 이후 울산의 산업과 함께 성장하며 2억 톤을 웃돌던 울산항의 물동량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도에 1억8천7백만 톤으로 곤두박질 쳤다. 울산경제도 울산항과 유사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상하이 봉쇄 등 대외 리스크로 인해 올해 제조업의 전망도 밝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반면 원자재 값과 물류비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 하는 등 외부 위험요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만, 최근 제조업 생산 증가와 유류,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점은 긍정적이다. 

#김정철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세계경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러우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로 인해 어느 정도 속도조절은 있겠지만 에너지산업의 기후변화 대응은 정해진 길이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IT(정보기술)과 OT(운영기술)의 결합이다. 과거에는 제조업에서 IT와 OT가 따로 움직였지만 AI. AR IoT 등 IT가 발달하며 앞으로는 산업의 정보기술 역량이 생산 운영기술과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향후 제조업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더 많은 생산에 기존보다 적은 자원을 들인다는 측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기여하며 여기에 적응한 기업만이 생존하게 된다.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제조업 중심도시인 울산의 입장에서 친환경 및 디지털전환 움직임은 선제적 대응에 따라 저물어 가는 화석연료 시대를 뒤로하고 석유, 석유화학, 미래자동차, 선박 등 울산의 주력업종 모두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정철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
김정철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
산업구조 고도화로 새 기회 창출 필요
중소업체 신사업 신시장 진출 도와야
ICT 통해 울산서도 재택근무 가능하게


■지속가능한 경제 해법과 신성장동력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기업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인데 올해는 수출입 환경의 변수가 너무도 많아 기업을 경영하기에 정말 힘든 한해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에 따른 물류 및 원자재 수급과 관련된 어려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ESG, 탄소중립, ICT 등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 중화학공업 위주의 울산 산업구조에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더 없이 힘든 숙제일 것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이를 위해 울산항 항만기업에 비대면 마케팅 지원,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등 지역 기업과 공존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준호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장=울산주력산업은 최근 공급망 차질과 미국 금리 급등 등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제조업 생산과 수출 증가 등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기업인들의 불안감은 깊어가고 있다. 특히, 기업인들은 원자재 가격인상과 인력난,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전환, 탄소중립 등 산업구조의 대전환과 함께 인구감소 시대에도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기차 전환은 '완성차 업체가 향후 울산지역에 얼마나  투자할 것인가?', '전기차 시대에 자동차 부품업체는 어떻게 재편되고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가 이슈이며, 중소제조기업은 과잉공급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기술력 확보와 신사업 진출 등 사업구조전환을 적극 모색하여야 할 시점이다. 조선은 수주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인력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제조현장 기피현상과 인구감소로 인력부족은 심화될 전망이므로 제조현장 스마트화가 시급한 과제이다. 석유화학업은 탄소중립 이슈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슈발생 초기에 탄소중립 규제속도에 적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급격하게 변화하는 대외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저탄소·디지털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산업은 곧 성장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물론 현대차와 효성의 신산업 관련 공장 증설, 울산시의 수소모빌리티 클러스터 구축 등 민관 모두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세계적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도 예견된 바 있기 때문에 당장의 금융지원과 규제완화 등 기업친화적인 정책 추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사업재편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준호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장
이준호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장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경청할 필요
의료·관광 등 소프트한 산업 육성도 
기업 발목 잡는 규제 과감히 개혁해야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코로나19. 탄소중립 등 대외 리스크로 인한 울산의 주력품목에 대한 피해가 눈에 보이는 만큼 대체 수입,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절실해 보인다. 울산항만공사는 이를 위해 항만운영의 효율화와 취급화물의 다양화를 통해 울산항의 체질을 개선하고, 나아가 수소, LNG등 친환경 화물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등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 있다. 또한 공사는 무인화, 자동화에만 국한된 로보틱 항만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지능형 항만인 'UPA형 에코스마트 항만'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울산항을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항만으로 탈바꿈해 울산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 아울러, 그동안 액체화물에 비해 저조했던 컨테이너 화물 유치를 위해 해운선사, 포워딩, 하주대상 마케팅을 전개해 울산지역 하주의 물류비 절감을 위해 노력 중이다.
 
#최진혁 울산상의 경제총괄본부장=울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존 산업의 첨단화와 신성장동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도시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편중된 산업구조를 보완할 수 있는 관광, 의료, 바이오, 교육 등 산업간 균형발전 방안과 정주여건 개선 등 실질적인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이준호 울산중소기업진흥공단 울산지역본부장=4차 산업시대를 맞아 디지털·그린 산업구조로의 전환과정에서 울산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창출돼야 한다. 아울러 구조개편 과정에서 산업의 뿌리인 중소제조업체가 소외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신사업/신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울산경제의 다양성 차원에서 혁신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 여러 지원기관이 발굴한 스타트업을 대기업과 연계시키는 '미래기술 상생오픈 플랫폼'은 기술력있는 스타트업이 조기에 시장에 진입하여 성장시키는 좋은 사업모델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울산의 매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ICT기업을 중심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몰디브에서도 호주에서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울산은 단순히 공업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 역사와 문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자연경관, 비즈니스 기회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지역이다. ICT기업이 '몰디브에서 재택근무가 아니라 울산에서 재택근무'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정철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장=울산의 제조업은 가성비와 납기 등 신뢰가 경쟁력이다. 그러나 조선의 경우 상반기 세계 수주 1위 달성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일손 부족은 자동차, 화학 등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일본, 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별, 업종별  최저임금제의 차별 시행 등 현장의 목소리는 경청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함께 울산의 미래를 위해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의료, 문화나 관광 등 소프트한 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종 규제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분은 과감히 개혁하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의 길을 찾아야한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과 신성장 동력은 사람에서 찾아야 한다.   정리=김미영 기자 lalala4090@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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