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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댄스를 배우는 지인 중에 의사가 많다. 의사들이 댄스를 좋아하는 무슨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다. 의사들은 학창시절 공부만 열심히 하던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전교에서 손가락 안에 들던 사람들이다. 우수한 성적이어야 입학이 가능하고 그 후 인턴, 레지던트, 박사과정까지 평생 공부에 매달려 온 사람들이다. 의사가 된 후 하는 것들이 춤, 노래, 악기인 경우가 많다. 이것은 그동안 좌뇌를 너무 혹사시킨데 대한 우뇌 활동의 활성화로 균형을 맞춰야 건강에도  좋고 행복도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란다. 댄스는 외국에 나가면 사교에서 필수 교양으로 해야 하는 과정이다.

 'It Bag'이라고 광고 문구에 심심찮게 나오는 말이 있다. 'It'는 가주어로써 흔히 그 다음에 Be 동사가 오게 되어 있는데 Be 동사가 생략되었으니 문법에도 안맞는 표현이라 궁금증을 갖게 했다.
 영어 위키백과에 보면, 'It Bag is a colloquial term from the fashion industry used in the 1990s and 2000s to describe a brand or type of high-priced designer handbag by maker…'. 해석하면 '잇 백'은 1990년~2000년대 패션계에서 사용되던 일상어구로써 명품 브랜드나 타입을 말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이 정도면 정식으로 대우 받는 영어다. It은 'That's it' 직역하면 '바로 그거야' '딱 그거야!'의 뜻이 되는 것 같다.

 요즘 'Must have item'이란 말도 자주 나온다. 직역하면 '꼭 가져야 할 아이템'이므로 필수품이다. 'it'처럼 위키백과에서 인정하는 영어도 아니고 문법에도 안 맞는다. 그러나 'Must'가 가장 강한 뉘앙스의 '…해야 한다'라는 조동사이고, 'Have'는 '갖는다'는 뜻의 가장 간단한 소유 동사이므로 '꼭 가져야한다'는 뜻이 되어 금방 통하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일상 용품은 아니고 가격이 꽤 나가지만 꼭 가져야 남들과 어울릴 수 있고 행세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사람이 살면서 상품이 아닌 생활과 교양 면에서 'Must have item'에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본다. 시대에 따라 다르고,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 다르고, 나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댄스, 노래, 악기가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의사들 중에 '취미로 꼭 배워야 하는 종목'으로 춤, 노래, 악기를 꼽는다. 'Must Have Item'인 것이다. 
 댄스스포츠와 노래는 이미 글을 올렸고, 이번에는 악기 얘기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정통 악기를 이미 배웠다면 좋겠지만, 나이들어서 정통 악기를 배우기 버겁다면 오카리나, 하모니카, 우클렐레 등 간단한 악기도 좋다. 트럼펫, 색소폰, 드럼이나 기타도 좋다. 요즘은 에어로폰 등 새로 등장한 악기 등도 권장하고 싶다. 우리 악기로 거문고나 가야금을 배우는 사람도 있다. 단,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소리 때문에 제대로 연습을 할 수 없으니 전문 학원이나 동호회에 나가서 배우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할 것 같다. 배움은 끝이 없겠으나 그래도 어떤 악기는 처음 입문 과정만 배우고 나면 독학으로도 연습만 많이 하면 익숙해질 수 있다.

 악기 연주가 좋은 것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된다. 노래를 잘 못 불러도, 춤은 잘 못 춰도 악기 연주는 박자 감각을 익히며 노래를 즐길 수 있다. 음을 소리 내기 위해서는 손이나 손가락을 써야 하기 때문에 뇌 활동에도 큰 도움을 준다. 치매 예방에 좋은 것이다. 남들 앞에 자랑스럽게 나서서 분위기를 이끌 수도 있다. 취미로 배워 나중에는 특기가 되는 것이다. 배우자나 자녀들과 합주까지 하게 되면 더 멋진 악기가족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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