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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김성수 울산학춤보존회 고문/조류생태학 박사

울산을 매년 찾는 제비(Hirundo rustica)와 귀제비(Cecrop is daurica)는 여름 철새 중 한 종이다. 제비와 귀제비는 참새목 제빗과다. 가옥의 처마 밑이나 벼랑에 진흙으로 만든 둥지를 만들어서 새끼를 키운다. 제비는 접시형, 귀제비는 호리병을 반을 잘라 천장에 붙인 모양의 둥지를 짓는다. 그 이유는 서식환경에 따라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다. 제비류의 주된 먹이는 곤충류이다.


 먼저 여름 철새의 개념부터 알아본다. 여름 철새는 봄에 번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새를 말한다. 이들 철새 대부분 지구의 따뜻한 남반구에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봄에 번식지를 찾아 북상하는 새이다. 번식이 끝나면 다시 남반구를 찾아 겨울을 보낸다. 일생을 월동지와 번식지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여름에 찾는 한국의 환경은 모두 친정이 되는 셈이다.


 제비류는 희망의 새이다. 노래를 통해 확인해본다.
 '아 아 그리워라 잊지 못할 내 님이여/ 나 지금 어디 방황하고 있나/ 어둠 뚫고 흘러내리는 눈물도/ 기다림 속에 님을 그리네/ 바람 따라 제비 돌아오는 날/ 당신의 사랑 품으렵니다.'(제비 후렴 가사)


 <성경〉예레미야 8장 7절에서 제비는 때를 알고 약속을 지키는 새로 소개하고 있다. "공 중의 학(鶴)은 그 정한 시기를 알고 반구와 제비와 두루미는 그 올 때를 지키거늘…"이다.


 제비 새끼는 둥지를 떠나는 시기가 되면 근처의 전깃줄 혹은 빨랫줄에 일정 기간 앉아서 어미 새가 잡아 건네주는 먹이를 받아먹는다. 한 배 다섯 마리의 새끼는 이 기간에 주로 제비는 새호리기, 귀제비는 새매 등 천적으로부터 공격당해 생명을 잃게 된다. 제비 혹은 귀제비는 특별한 환경의 영향이 없는 한 한 해 두 번의 번식을 한다. 제비의 등은 금속성 광택이 나는 청색, 가슴은 밤색이며, 꼬리는 깊게 갈라져 있다. 이러한 진화는 천적을 따돌리며 먹이를 속이는 효과가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땅으로 착각하게 만들며, 아래에서 쳐다보 면 하늘로 보이기 때문이다.


 제비의 날갯짓이 빠른 이유는 먹이의 비행 속도를 맞추기 위함이다. 그 결과 비행술이 발전하였으며 또한 생존행동으로 진화했다.
 제비 혹은 귀제비는 번식기의 둥우리 재료를 찾기 위해 수변을 찾아 진흙을 입으로 물어갈 때가 아니면 좀처럼 땅에 내려앉지 않는다. 제비 혹은 귀제비는 땅 위 혹은 물 위쪽을 스쳐 지나가는 략지비행(掠地飛行)과 략수비행(掠水飛行)의 훌륭한 조종사 같은 새이다. 특히 목이 마르면 땅에 내려앉아 먹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략수비행으로 먹는다. 목욕 역시 략수비행으로 해결한다. 귀제비는 진흙과 침으로 둥지를 짓지만, 제비는 진흙과 지푸라기와 침을 섞어 둥지를 만든다.


 귀제비는 명매기, 앵메기, 액맥이, 구제비, 굴뚝제비, 굿지비, 산 제비 등으로 불렀다. 그중 산 제비는 노래를 통해 확인해 본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봄날은 간다. 1절 가사).


 과거 산 제비로 불렀던 귀제비는 성황 당이 있는 산 위 고갯마루가 서식지임을 노래에서 밝혀주고 있다. 제비 혹은 귀제비의 걸음걸이를 관찰하면 앙증스럽다. 따라서 일명 춘향이 걸음으로 표현한다. 이 도령이 반한 춘향이의 걸음걸이를 보면 마치 갓 시집온 조순한 새색시의 조심스러운 걸음걸이이다. 이를 표현할 때 의태어 '아장아장'이다. 예쁜 처녀가 예쁘장스레 아장아장 걸어가거나, 다니는 모양새를 문학에서 대명전(大明殿) 대들보의 명매기(귀제비)걸음으로 표현한다. 울산에서 제비와 귀제비를 함께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은 문수산 자락 천상과 작동에서 검단으로 넘어가는 산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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