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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최근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새로이 재확산되자 국내외 여러 언론방송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면역 회피능력과 전파력이 더 강한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사실 그대로 믿는 일반 국민들, 특히 면역에 취약한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들은 또다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유전학과 바이러스학을 공부한 필자의 지식을 바탕으로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바이러스는 진화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특정 방향으로 스스로 진화해 나가는 것은 생명체만이 가능한데, 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마치 주사위처럼 던질 때마다 다음 숫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변이를 일으키는 존재일 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모든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그 결과 다양한 변종이 나타난다.   변종 중에서 전파력이 강한 놈은 한동안 유행하고 전파력이 약한 놈은 아무도 모르게 금방 사라지는 것이다. 특히, 전파력 강한 놈이 변이를 일으킨다고 해서 반드시 더 강한 변종이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전파력 약한 놈이 변이를 일으켜도 전파력 강한 변종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바이러스의 변이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과학적 진실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19년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이는 누군가에 의해 갑자기 만들어진 전혀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라 원래 조상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끊임없는 변이에 의해 나타난 전파력 강한 변종인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전에 나타난 전파력 강한 변종으로는 SARS 바이러스와 MERS 바이러스가 있고, 그 외에도 가벼운 감기증상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4종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바이러스 이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하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 중에서 대유행을 일으킬 정도로 전파력이 강한 것들에 대해 발견되는 순서대로 그리스어 알파벳 문자인 알파(α), 베타(β), 감마(γ), 델타(δ), 오미크론(ο)으로 이름을 붙여왔다. 이러한 변종들은 또다시 하위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다양한 변종들이 나타나고 있고, 이들 변종마다 새로운 이름이 붙여진다.

 오미크론은 BA.1으로, 그 하위변종인 스텔스오미크론은 BA.2로 이름이 붙여졌고, BA.2의 하위변종들은 BA.4와 BA.5로 붙여졌다. BA.5는 지난 5월 12일 국내에서 처음 감염사례가 보고되었고 불과 2달만에 우리나라에서 우세종으로 등극하였다. 가장 최근에 발견된 변종인 BA.2.75는 BA.2의 또 다른 하위변종이지만 BA.2와 BA.5를 반반 섞은 것 같다고 해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상반신은 인간, 하반신은 말) 종족인 '켄타우로스'라는 별칭도 붙였다. BA.2.75의 전파력은 지금까지의 변종 중 가장 강력하여 지난 5월에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불과 2달만에 인도에서 BA.5를 대신할 우세종으로 등극할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들은 변이를 거듭할수록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상당히 다른 구조를 가진다. 이 때문에 면역학적으로 최초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기존 백신들은 변종에 대해 그 효과가 낮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화이자와 모더나는 지난 2020년에 자신들이 개발한 기존 백신들이 현재의 우세종인 오미크론 변종에 대해 효과가 감소하자 최근 오미크론에 대해 효과 좋은 개량 백신을 출시하였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은 올 가을 전국민을 대상 4차접종 시 오미크론에 대한 개량 백신을 투여할 것이라고 하였고, 우리 정부도 개량 백신의 신속한 도입을 취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예방백신의 개발 속도가 변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개량 백신의 효과 또한 얼마나 오래갈지 알 수 없다. 아무쪼록 4차접종이 본격화 되더라도 그 효과를 너무 맹신하지 말고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비누로 손씻기 등을 실천하며 개인위생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코로나19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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