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번 주말 마무리를 목표로 비대위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 출신 국회의원 중에서 '주호영 비대위 호'에 탑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당내에선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함구하고 있지만 물밑에선 인선 작업이 한창으로, 주호영호 비대위는 부분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초·재선 의원들에겐 비대위 입성 제의도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은 주 위원장을 비롯해 당연직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 원외비대위원(2∼3인) 외부인사(보수, 중도성향 전문가 등), 원내비대위원(2∼3인)개혁적 초·재선 의원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울산 출신의원 가운데 초·재선은 박성민(중구)·권명호(동구)·서범수 의원(울주군) 등 3명이다. 비대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당내 분쟁의 어느 당사자에게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주 비대위원장은 "추천도 들어오고 있고 해서 주말까지 그 일(인선)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 의원은 서범수 의원이 울산시장 출마로 이준석 전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퇴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권유로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러나 기용된 지 3개월만인 지난 6월 30일 '일신상의 이유'라고 밝히며 비서실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지난달 7일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징계 심의를 앞두고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계파색이 짙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울산시 당위원장에 재선출된 권명호 의원은 계파색이 엷다. 즉 친윤(친윤석열)계도 아니고, 친이(친이준석)계도 아니다. 권 의원은 다만 이 전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행보에 대해 상당히 공감한 부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 이후 당 대표로서의 행보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국회의원들은 보통 2∼3개 정도 각종 공부모임에 참여해 의원들과 '소통'하며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다. 하지만 권 의원은 정치적 기반이 같은 김기현 의원의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에만 참여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서범수 의원도 계파색이 짙지 않다. 서 의원은 지난 9개월 동안 비서실장을 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 간 세 차례 파동을 일어날 때마다 가교역할을 하면서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실무자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징계가 중앙당윤리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기 직전까지 용산대통령실과 윤핵관, 친윤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구명 운동을 벌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서 의원은 친이계로 분류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서 의원은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는 '중도파'로 볼 수 있고, 의원 공부 모임도 '새미래'과 유의동 목요아침 공부 모임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남구을)은 당장 '사면초가'다.
김 의원을 비롯해 당의 안정을 바라는 친윤(친윤석열)계 의원 등은 조기 전대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주 비대위원장은 조기 전당대회와 관련해 "그러면 비대위를 할 게 뭐가 있나,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되지"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조기 전대 개최가 성사되지 않고 내년 초 전대를 열 경우 내각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이 '차출'될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당 대표 출마자들은 많을 수밖에 없고, 아울러 당내 기반이 약한 후보들은 당내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벌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선 이 전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어 각종 변수가 무궁무진해 김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이채익 의원(남구갑)은 친윤계도 친이계와도 거리가 멀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 대세는 친윤계로 볼 수 있어 여기에 방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이 위원장은 공부 모임에 대해서는 정치색을 배제하고 있다. 김기현 의원의 '새미래'와 안철수 의원의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응삼기자us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