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용전리 만어산에 만어사(萬魚寺)라는 오래된 사찰이 있다. 가락국 수로왕때 지어졌다는 이 산사 아래 비탈진 곳에 수많은 검은 너덜바위가 널리 알려져 있다. 바위를 손으로 두드리면 종소리가 난다 해서 종석(鐘石) 혹은 경석(磬石)이라 부르는데 '만어산 암괴류'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절의 창건과 관련해 두 가지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삼국유사 탑상편 어산불영(魚山佛影)조에 전하는 첫번째 전설은 가야 수로왕때 인근에 있던 한 연못에 악한 용이 살고 있었는데 악행을 저지르는 여귀신인 5명의 나찰귀와 어울리자 오랜동안 마을에 비가 내리지 않고 농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근심이 커가자 수로왕이 직접 나섰으나 그 뜻을 이루지 못해 결국 부처의 힘을 빌어 나찰귀를 벌하고 동해의 어룡들이 고을로 찾아와 돌로 변해 일제히 종소리를 내니 근심이 모두 사라졌다 한다. 이에 왕이 기뻐하며 부처의 은덕에 감사하며 절을 지었다는 내용이다.
동국여지승람과 택리지가 전하는 두번째 전설에 의하면 생명의 빛이 꺼져가는 용왕의 아들이 새로이 살 곳을 찾아 길을 나섰는데 이때 수많은 물고기들이 함께 따랐다고 한다. 이곳에 이르러 거처를 정하려 하고 잠시 쉬는데 용왕의 아들이 갑자기 돌미륵으로 변했고 따르던 물고기도 모두 돌이 되었다고 한다. 돌미륵은 현재 미륵전 법당에 부처 대신 안치된 큰 돌이 되었고 수많은 물고기들은 절 아래 골짜기에 돌 무더기로 변했는데 돌에서 쇠북과 경쇠 소리가 나서 만어사를 지었다는 또다른 창건 신화로 남아 있다.
물고기 떼가 변한 만어사의 너덜바위는 나라의 큰일이 나면 땀이 난다는 사명대사의 표충비와 한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과 더불어 밀양의 3대 신비로 받들며 성스러운 곳으로 여기고 있다. 소리 연기 : 장창호 극작가, 정리 : 김동균기자 justgo99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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