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타임
코리안 타임
  • 강신영
  • 2022.08.15 19:13
  •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칼럼]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 보는 말이다. 그전에는 자주 썼는데 요즘은 거의 안 쓰는 용어다. '코리안 타임(Korean time)'은 '한국인의 시간'이라는 뜻으로 약속시간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는 행동이나 그 버릇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한국 전쟁 때 주한 미군이 한국인과 약속을 한 뒤 약속시간보다 늦게 나오는 한국인을 좋지 않게 생각하여 만든 말이다. '한국인은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한다. 이것이 한국인의 시간관이다'라고 하여 코리안 타임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선진국의 개념에는 시간 개념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도 전철, 고속버스, 비행기 등 대중교통 수단의 시간 준수는 선진국 수준이 되었다. 독일의 열차는 매번 정확하다 하여 정시 출발, 정시 도착이라는 개념이 정립되어 있다. 반면, 후진국에 가면 사람이 차야 버스가 출발하듯이 배차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시간을 돈처럼 여기는 생활 습관 때문에 시간이 곧 돈이다. 비행기도 단순히 출발지와 목적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환승이라는 것도 있어서 비행기가 연착하면 환승 비행기를 놓친다. 그러면 하룻밤을 그 도시에서 자고 다음날 비행기를 타야 하므로 시간을 못 맞췄을 경우 유발되는 경제적 손실이 크다.  

노인들의 모임은 시간 개념이 코리안 타임이다. 시간 부자라면 오전 10시에 모이기로 했다면 30분전에는 가야 주변도 둘러보고 땀도 식히면서 모임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 초행인 경우 자칫 모임 장소를 못 찾아 더 늦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하는 것이다. 늦어도 10분 전에는 도착해야 정시 도착으로 친다. 그런데 오히려 10분 늦게 오면서 미안한 기색 하나 없이 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 때문에 정시 시작을 못한다. 결혼식 같은 경우 교통편이 막히거나 초행길이라 5분만 더 기다렸다가 시작하자는 멘트가 나오는 것은 이해가 된다. 나 한사람이 늦음으로써 10사람이 10분 씩 기다려야 한다면 전체적으로 100분을 낭비하는 셈이 된다. 부득이 늦어지면 늦는다고 미리 카톡이라도 하는 것이 매너다. 늦게 와서 미안하다는 멘트도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런데 밋밋하게 넘어간다. 뻔뻔하다. 

약속 시간이 정해졌다면 전철을 타는 것이 안전하다. 버스는 신호등에도 막히고 코스가 직선이 아닌 경우가 많고 차가 막힐 경우 방법이 없다. 전철은 주말에는 배차 간격이 길고 환승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감안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다. 

코리안 타임에는 그 당시 50년대에는 시계는 고급 장신구였으므로 시계가 없어 시간을 제대로 못 지켰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폰이 있으므로 시간을 잘 못 봤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약속시간보다 늦게 오는 이유 중 일부러 늦게 오는 경우도 있다. 원래 주인공은 늦게 나타나야 한다는 이상한 관습이 있다. 소위 급할 것 하나 없는 여유 있는 양반 놀음이다. 시대는 바야흐로 분초를 다투는 우주시대에 살고 있다. 시간은 같이 맞추라고 있는 것이다. 

습관적으로 늦는 사람도 있다. 이동하는데 소요시간을 감안하여 도착 시간에서 역산해서 출발시간을 정해야 하는데 30분 쯤 늘 늦는 사람이 있다. 출발해야 할 시간인데 같이 있던 사람들보다 먼저 나와야 하므로 다른 사람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런데 말도 못하고 뭉개고 있다 보면 그만큼 늦는 것이다. 결정장애증후군이다. 

댄스하던 시절 내 파트너가 이 유형이었다. 늘 늦게 오다 보니 허겁지겁 옷 갈아입고 정신이 혼미 한 상태에서 춤을 추려니 스텝이 엉망일 수 밖에 없었다. 이 사람 때문에 시작 시간을 공식적으로 30분 늦췄다. 그랬더니 거기서 또 30분씩 지각하는 것이었다. 이쯤 되면 습관성 지각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로그인을 하면 편집 로그가 나타납니다. 로그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회원 / 비회원 )
울산신문은 여러분의 댓글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댓글. 도배성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위배되는 댓글은 삭제 될수도 있습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