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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승차권 비대면 예매를 앞두고 노년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명절 기차표 예매가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면서 스마트폰, 키오스크 등 관련 이해도가 낮은 디지털 소외계층들의 경우 전화 예매 방식(ARS)에서부터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오전 11시께 찾은 울산역. 곧 있을 추석 명절 기차표 예매를 앞두고 역사 한쪽 편에는 '비대면 예매'와 관련한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이날 자동판매기 앞에서 만난 부부 중 남편 A 씨(70)는 "자동 승차권 발매기도 있지만 사용할 줄 몰라 헤매다 결국 매표소 직원한테 표를 구매한다"며 "배워도 까먹는 게 반복이어서 참 힘들다"고 토로했다. 
 아내 B 씨(66)는 "작년에도 같은 상황이어서 전화(ARS) 예매를 해보려 했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며 "어려운 게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한텐 그게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날 고령층 기차 이용객들 10여 명에게 추석 명절 기차표 예매에 관해 질문한 결과, 대부분 '잘 모르겠다, 불편하다' '너무 어려워서 자녀들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다' 등의 답변이 돌아왔다.

 실제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계층별 디지털 정보화 수준에서 장애인 74.9%, 농어민 69.9%을 기록했으나 노인의 경우 53.9%로 평균(63.8%)보다도 15% 낮은 수준을 보였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지역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활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유행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각종 비대면 디지털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는 데다 명절 기차표 예매 마저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디지털 소외계층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은 2022년 추석 승차권을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온라인과 전화 등 100% 비대면 방식으로 사전 판매하는 가운데 예매 첫날 16일은 디지털 취약계층(경로,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전체 좌석의 10%를 우선 배정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내 직원들이 상시 대기하고 있으며 역내에 안내문 부착 등 홍보 활동은 꾸준했지만 사용이 어려우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수빈기자 usksb@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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