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내년 교육청 지원 예산 놓고 '골머리'
울산시, 내년 교육청 지원 예산 놓고 '골머리'
  • 최성환 기자
  • 2022.08.15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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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육 뒷받침 비법정전출금
8년전 대비 126배↑매년 눈덩이
앞으로 추가 지원 끊고 동결 가닥
진보-보수간 치열한 신경전 전망

내년도 살림살이 준비에 들어간 울산광역시가 시교육청 지원 예산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3년도 예산안은 민선 8기 출범 후 온전한 '김두겸표' 첫 예산이다. 때문에 미래 세대를 키우는 교육 투자에 인색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야 없는 노릇인데, 그렇다고 해서 교육청 요구를 다 들어줬다간 시금고가 바닥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처지다.

 매년 예산편성 때마다 알게 모르게 치열한 밀당 과정을 거쳐 절충점을 마련해 지원 예산 규모를 결정해왔는데, 올해는 여건이나 분위기가 예전과는 전혀 딴 판이다.

 시교육청은 재선에 성공한 진보성향의 노옥희 교육감 체제 그대로지만, 울산시는 진보에서 보수로의 권력교체를 통해 김두겸 시장이 입성하면서, 시와 교육청의 정치색이 엇갈리는 이른바 '정치적 미스매치'가 빚어진 상황이다.

 노 교육감으로선 교육 복지 강화를 위해 김 시장에 손을 내밀어야 할 처지이지만, 김 시장의 입장에선 민선 7기 때처럼 무상교육 시리즈를 뒷받침해주기 위해 무작정 예산 퍼주기는 곤란하다는 게 지원 예산을 둘러싼 양측의 기본 인식이다.

 울산시가 매년 시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은 크게 법정전출금과 비법정전출금 두 가지로 나뉜다. 법정전출금은 이름 그대로 법에 정해져 있어 의무적으로 줘야 하는 예산이고, 비법정전출금은 양 기관이 협의해 임의로 지원하는 예산이다.

 문제는 법정, 비법정할 것 없이 지원 규모가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5일 울산시의 시교육청 지원 예산 현황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법정전출금 2,398억3,800만원과 비법정전출금 194억3,900만원을 합쳐 총 2,592억7,700만원을 지원했다.
 사실상 민선 7기 마지막 해의 지원 규모인데, 이는 전임 민선 6기 첫 해인 2014년 전체 지원액 1,997억5,200만원에 비해 565억2,500만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불과 8년 만에 교육청 지원 예산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법정전출금과 비법정전출금이 모두 증액된 탓이다.
 법정전출금이 같은 기간 402억4,000만원이, 비법정전출금은 192억6,500만원이 늘었다. 
 늘어난 금액만 보면 법정전출금이 두 배 이상 불었지만, 증액된 비율은 비법정전출금이 월등했다. 법정전출금의 증액 규모는 1.2배에 그친 반면, 비법정전출금은 무려 126배나 치솟았다.

  기본적으로 초·중·고 무상급식비에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중·고등학생 무상교복, 수학여행비 지원, 사립유치원 교재·교구 구입비 등 무상교육 확대·강화에 따른 재원은 고스란히 시민 세금의 몫이었다.
 예산은 시에서 부담했는데, 무상교육 시리즈의 성과는 노 교육감이 치적으로 챙겼고, 예산이 남아도는 시교육청은 학생 1인 1스마트기기 보급을 명분으로 자체 예산 127억 원을 쏟아 넣는 돈 잔치를 벌이는 형국이다.

 민선 8기가 내년도 예산 짜기에서 고민하는 부분도 이 때문이다.
 넉넉하지 않은 재정 형편 속에서 어렵게 마련해 지원한 예산을 퍼주기 식으로 운영하는 것을 방관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시청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비법정전출금 지원 기조의 변화도 감지된다.

 앞으로 추진될 내년 예산편성에선 시교육청에 대한 비법정전출금의 추가적인 지원을 끊고 올해 수준으로 동결하지 않겠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앞서 김 시장은 지난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교육청 지원 예산에 대해 "자라나는 어린 세대를 키우는 교육에 넉넉하게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재정 여력에도 한계가 있는데, 예산 요구를 들어주지 못한다고 해서 교육을 등한시하는 시장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나쁘다"고 교육청의 태도를 겨냥했다.

 한편, 노 교육감은 지난 7월 14일 제8대 울산시의회 첫 시정연설을 통해 새 교육복지 강화 방안을 밝힌 뒤 시에 재정 지원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법정전출금을 둘러싼 양 기관의 신경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노 교육감은 전국 최고 수준의 보편복지를 넘어 모두가 행복한 맞춤형 교육복지를 실현하겠다며 기존 무상교육 시리즈에 더해 그동안 무상교육에서 제외돼왔던 사립유치원 교육비를 지원하고,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과 중·고등학생 체육복비 지원을 제시해 놓고 있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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