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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이 크게 뛰고 있다. 세입자들은 크게 오른 전세금을 납입할 능력이 안되고 이자 부담도 커지게 되자 임대차 형태가 급격히 월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조차도 순탄하지가 않다. 이젠 월세를 찾는 세입자가 늘면서 월세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결국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세입자들이 보증금에 월세를 내는 방식의 반전세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월세 매물도 어느새 바닥이 날 정도니 세입자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이처럼 전·월세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세 자금 마련을 위해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100조 원에 육박한다니 놀랍고도 갑갑하다. 특단의 대책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대출 잔액은 96조3,672억 원이다. 작년 말 대비 2조1,915억 원(2.3%) 늘었다. 20·30대의 은행 전세대출 잔액은 2019년 말 54조7,381조 원에서 2020년 말 76조1,787억 원, 2021년 94조1,757억 원으로 매년 급증해왔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 여파로 20·30대로선 전세자금의 상당 부분을 빚으로 충당하지 않고서는 살 집을 구할 수 없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세대출이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다 보니 차주 입장에서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전세대출의 지표금리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6월 현재 2.38%(신규취급액 기준)로 1년 전(0.92%)보다 1.46%포인트 올랐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코픽스에 연동되는 전세대출 금리도 당분간 상승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이 분명하다. 
 이는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면서 금융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이 악화할 수 밖에 없다.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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