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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영 책 쓰기 코치
윤창영 책 쓰기 코치

최근 아는 지인이 책을 냈다. 책 제목은 '산과 함께 살아가는 나의 이야기'이며 저자는 이상호 작가로 에베레스트 정상, 남극점 탐험은 물론 킬리만자로를 비롯한 오대륙 최고봉 정상을 밟은 산악인이다. 그는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며, 일상생활 중에 일어난 일을 밴드에 올렸다가 그것을 모아 책으로 내었다. 그리고 책을 써서 출판사와 계약하여 출간을 앞둔 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세계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책으로 엮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라는 점과 책을 쓰겠다고 결심하고 책을 썼다기보다는 일상이나, 여행 중에 있었던 일을 메모했다가 그것을 모아 책으로 내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하는 일은 책을 내고 싶은 사람에게 책 쓰기 컨설팅을 해주는 것이다. 필자는 짧은 기간에 많은 책을 썼다. 그러다 보니 책을 쓰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었고, 책을 내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책을 낼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책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을 내는 것은 전문적인 작가나 대단한 사람만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내는 것은 생각처럼 어렵지 않다. 평소 메모 습관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정리하여 책으로 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은 휴가철이다. 많은 사람이 휴가 때면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떠나면서 책 한 권씩을 가져가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다 읽고 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여행을 떠날 때의 마음처럼 책을 읽는 일이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250~300페이지 정도 두께의 책을 독자는 가장 선호한다고 한다. 그 책 한 권 읽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통상 5시간 내외가 걸릴 것이다. 여행 중에 5시간을 책을 읽는데 할애하기란 쉽지가 않다.

 책을 가져가 다 읽기는 어렵지만, 글은 쓸 수가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여행 중에 어떤 것을 보거나 경험하면서 그때그때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여 글로 쓰면 된다. 물론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에 글을 올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일상을 메모하여 밴드에 올린 이상호 작가나 세계여행을 다녀와 책으로 출간한 작가도 메모하지 않았다면 책으로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말을 반대로 해석한다면 일반인도 생활 중에 있었던 일을 메모하거나 여행 중의 일을 기록한다면 책으로 낼 수 있다는 말이다. 앞에 언급한 두 사람은 모두 전문적인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느낌이란 어떤 것을 경험할 때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말한다. 여행을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메모한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생각은 기록하지 않으면 강물처럼 흘러가 버린다. 적자생존이란 말이 있다. 생태계에서 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말이지만, 글쓰기에서는 말 그대로 적는 생각이 생존, 즉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험한 일을 바로 쓴 글은 훨씬 더 생동감 있는 글이 된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 듣는 새의 노랫소리나 바람 소리를 듣고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들의 까르르 웃는 웃음이나,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 특히 예기치 않은 일을 겪은 것들은 글의 좋은 소재가 된다.
 세계여행을 갔다 와서 책을 낸 작가는 세계여행을 떠날 때 책을 낼 생각으로 떠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메모를 했기에 나중에 책으로 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세계여행을 떠날 때 책을 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메모했다면,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책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메모하지 않는 것은 잊어버린다. 하지만 기록한 것은 남는다. 그것을 모아 책으로 낼 수도 있다. 책을 낸다는 것은 자신에게도 유익하지만,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인류의 발전은 기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전처럼 책을 내는 것은 작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낼 수 있다.

 여행은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이다. 그런 가치 있는 일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일이 글로 써서 남기는 것이다. 그것이 모인다면 책으로 펴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글 쓰는 것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맞춤법을 몰라도 글은 쓸 수 있다. 좋은 글은 문법에 맞는 글이 아니라 좋은 생각이 담긴 글이기 때문이다. 맞춤법에 어긋난 문장은 인터넷을 통해 얼마든지 바로 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노트를 가져 다니며 글을 썼다면, 요즈음은 핸드폰에다 바로 글을 쓰면 된다. 그때그때 있었던 일이나 경험한 사실과 그런 것을 겪으며 머리에 떠오르는 느낌을 기록해두면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이번 휴가의 여행, 그냥 갔다 오지만 말고 그것을 기록하며 여행하자. 그러면 훨씬 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그 글은 나중에 한 권의 책으로 엮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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