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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선 작은 돌탑'
곽종희 시조시집 '외로선 작은 돌탑'

오로지 전통 시문학인 시조를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뒤늦게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늦깎이 문학도 곽종희 씨가 시조시집 '외로 선 작은 돌탑'을 펴냈다. 출간 책만드는집. 

2022년 울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에 선정되면서 발표하는 곽 시인의 첫 시조집이다. 70여 편이 실렸다. 

'이불에 대한 소고'라는 작품을 비롯해 다수의 시조가 어머니에 대한 정서적 동질감, 애달음, 그리움을 담고 있다.

'빨강 초록 비단결이 켜켜이 잠을 자도/정작엔 사십년 된 낡은 이불 덮는 엄마/기실은 지난날을 버리기 싫은 거다(중략)'

'어머니의 동안거'란 작품에서는 '(중략) 목소리 큰 TV 소리/문지방을 넘어서고//숨죽인/전화벨 홀로/목을 놓아 울었다'라며 노년에 홀로 지내는 어머니의 격리된 삶을 읊었다. 

일상사에서 겪는 일을 인간관계에 빗대는 통찰력을 담은 시조도 눈에 들어온다.

'위험하다. 문을 열면/무방비로 다가온다//거리 재는 심장 끝에/눈초리가 매달리로//너와/의 깊은 상처도/가까워서 생긴 일' ('문콕' 전문). 
 

곽종희 시조시인
곽종희 시조시인

시조시인 이승현의 표사에 따르면, 곽 시인의 이번 시조집은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구도서(求道書)다. 어머니와 함께한 유년의 기억과 엄마가 된 자신과 심연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전해져 오는 텔레파시의 암호문을 따뜻하게 풀어내며 걷는 여행서이기도 하다. 모두가 우러르는 광장이 아니라 그늘진 귀퉁이에 선 작은 돌탑에 핀 석화의 정감을 읽어내는 시인의 안목은 바로 경전 속 행간이다. 

곽 시인은 2018년 '나래시조' 신인상 수상으로 문학의 길에 섰고 지난해 4월 중앙시조백일장 장원에 선정됐다. 현재 울산시조시인협회 사무국장, '운문시대'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영기자 lalala4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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