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에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다.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또 지난 2016년과 2017년에는 12월, 2018년과 2019년에는 11월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됐지만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두 달 정도 빠르다. 이처럼 9~10월에 주의보를 내린 것도 2010년 10월1일 이후 12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지금의 상황이 그만큼 우려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질병관리청이 서둘러 독감주의보를 내리고 감염 예방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건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독감에 대해 '면역 공백'이 생겨 지난 8월부터 독감 의심 환자가 빠르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2020년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생활 방역 수칙이 잘 지켜져 독감, 수족구병, 수두 등 다른 감염병 발병률이 낮았던 게 사실이다. 

 

코로나 이후 3년만에 독감 유행주의보 발령…예년보다 두 달 빨라


 하지만 지난 4일~10일 외래환자 1,000 명당 독감의사환자(38도 이상의 발열과 더불어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환자)가 5.1명으로, 유행기준인 4.9명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2022~2023년 독감 유행기준인 4.9명은 전년도 5.8명보다는 민감하게 적용돼 대응 수준을 강화한 것이다. 유행기준은 과거 3년간 비유행 기간 평균 독감 의사환자분율에 표준편차를 적용해 계산한다. 


 우선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되면서 9세 이하 소아, 임산부, 65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 환자는 진단검사 없이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에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적용받게 됐다.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는 독감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왔을 때만 요양급여를 적용받는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된다. 접종 대상인 고위험군은 어린이 439만명, 임산부 14만명, 고령층 763만명 등 약 1,216만명이다. 하지만 연령대별 접종 시기가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한다.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생애 처음으로 독감 접종을 받는 어린이는 내일부터 바로 적용되지만 그 외 접종대상자인 어린이와 임신부는 10월 5일부터 접종하면 된다. 고령자는 10월 12일부터 무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합병증 발생이 높은 임신부와 생후 6개월~만 13세 어린이 대상자는 가급적 이른 시기에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귀찮다거나 불편하다는 핑계로 예방접종을 미룰 일이 아닌 듯하다. 

 

고위험군 무료 예방접종 하고 개인 위생·방역수칙 절저히 지켜야


 문제는 올겨울은 거리 두기도 없고 개인위생 수칙 준수도 해이해져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또는 접촉성이나 호흡기 감염병이 같이 기승을 부리는 '멀티데믹(multidemic)' 상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결국 독감과 코로나19는 호흡기증상과 발열 등 의심증상이 유사해 일반인들은 구분하기 어려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점에서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을 동반하는 등 의심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최선책이다.


 이와 함께 영유아 보육시설, 학교, 요양시설 등 집단시설에 독감 예방 및 전파 차단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영유아나 학생이 독감에 걸렸다면 해열제 없이 체온이 정상으로 회복한 후 24시간이 지날 때까지 등원이나 등교를 하지 않아야 한다.


 노인 요양시설 등 감염에 취약한 집단생활시설도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 직원 및 입소자에게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적극 실시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는 방문객의 방문을 제한해야 마땅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미루다가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방역 당국이 비상조치라도 강구해야할 것이다. 


 시민들도 자세를 더욱 가다듬어야 한다. 특히 발열 및 호흡기 증상으로 의료기관에 내원할 시 코로나19 감염력 및 접종력을 의료진에게 알려 본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진단 및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아울러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과 예방수칙, 청결에 다시금 철저하게 신경써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