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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정진석·주호영 '투톱 체제'를 완성하자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차기 당 대표가 되면 오는 2024년 4월 치러지는 국회의원 총선거의 공천권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2027년 차기 대권 반열에도 오를 수 있어 여권 내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은 책임당원과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각각 50% 대 50%이지만, 본경선에선 70%대 30%으로 당원 투표 비율이 더욱 높아져 당심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런 맥락에서 김기현·안철수 의원의 최근 행보도 '당심 표밭갈이'로 요약된다.

 김기현 의원은 최근 한달 간 전남·대구·서울·제주·경기·부산 등을 오가며 당원 특강과 간담회 일정을 이어갔다. 30일에는 대구시당 당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한다.

 김 의원은 당권주자들 가운데 당심에서 비교우위에 서있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장을 지냈고 현재 지역구도 보수층이 밀집한 영남권인 만큼 당심에서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야당 원내대표로서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도 김 의원이 내세우는 '셀링 포인트'다.

 다만 여론조사상 순위가 뒤떨어지는 점은 김 의원으로선 고민거리다. 전당대회에서 일반여론조사 비중이 30%로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민심이 압도적이라면결국 당심도 민심을 추종하는 경향성도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고 앞으로 부산·울산·경남(PK) 지역까지 확장해 당원 만남에 '올인'할 방침이다.

 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를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지만, '입당 경력'이 짧아 보수정당에 착근하는 데 우선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당권도전을 가시화하며 국민의힘을 '중도 실용주의 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당대표는 총선 국면에서 당의 '얼굴'이기 때문에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에 소구력이 있는 자신이 당대표에 적합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도 차기 당권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집권초 치러지는 첫 전당대회에서 용산 대통령실과의 '케미'가 당심은 물론 민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중진의원들도 자천타천으로 당권주자로 거론되며 물밑에서 몸풀기에 들어갔다. 권성동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유력 주자로 꼽힌다. 당 안팎에서는 권 의원이 당내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위해 후임으로 주호영 원내대표를 밀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5선인 조경태·정우택 의원, 4선 윤상현 의원도 대표 출마에 뜻을 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각으로 차출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도 당에 복귀해 대표직을 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장외주자로는 유승민 전 의원이 거론된다. 보수진영 차기 주자로꾸준히 물망에 오르내리는 유 전 의원은 22일 KBS '한밤의 시사토크 더 라이브'에 출연하는 등 정치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공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9일에는 경북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제목의 강연도 예정돼 있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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