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지난 두차례 자이언트스텝을 연이어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도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려 현재 3.00∼3.25%로 올랐다. 이 때문에 원화 가치가 1,400원대로 밀릴 가능성이 커져 가뜩이나 힘겨운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조치는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을 키우면서 대외경기에 민감한 한국 수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운다. 아울러 미국과의 금리 역전 심화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금리 인상 압력을 높이는 원인제공 역할도 할 수 있어 문제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최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 수준인 달러당 1,400원에 근접한 상황이다. 또한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15% 상승했다. 최근에는 110선까지 오르며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기도 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번 금리 인상이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등 내수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한상의가 국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업이 61.2%를 차지했다. 게다가 이례적인 고강도 긴축에 미국 경기가 위축되면서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우리 수출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게 뻔하다. 실제 지난 6월 수출 증가율이 1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내려온 데 이어 지난달까지 석 달째 한 자릿수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른 선진 주요국의 금리인상 가속화 기조, 중국의 봉쇄조치,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세계경제의 하방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부나 기업 모두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내년 세계 경기 후퇴에 대비한 선제적 위기 대응 능력 강화와 맞춤형 대비책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