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조사 요구와 관련해 여야가 연일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권을 가질 수 없고 응하는 게 맞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독재정권처럼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가기관이 법에 따라 질문하고 조사할 필요가 있으면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권을 가질 수 없고 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금까지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점을 보면 살아있는 6시간 이상이나 조치할 시간이 있었는데 조치가 전혀 없었다"며 "대통령실 조치가 어떻게 됐는지 묻고 조사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이며, 그 직을 맡았던 분이 답변하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대통령 수칙에 최대한 관용을 베풀되 법과 시스템에 어긋나는 일을 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며 "조사를 왜 받지 않으려고 하는지 질문에 답하지 않으면 입장이라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3일 감사원 서면조사에 '무례하다'고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오히려 당황스럽게 무례하다고 화를 내신 것을 보고 정말 해수부 공무원피살사건에 무슨 문제가 많구나, 문제가 없으면 있는 대로 말하고 답변하면 되는데 왜 저렇게 과민반응 하나"라고 반문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채용 과정에서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 '동서발전의 업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라고 적은 김영문 한국동서발전 사장에 대해 "정권이 망가져도 이렇게 망가졌는지 3일 뉴스 보도를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 차원의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조사 통보를 윤석열 정부의 보복수사로 규정하며 감사원 앞에서 1인시위를 열고 국정감사 중에도 총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미 헛발질로 판명 난 북풍몰이를 빌미로 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보복 감사를 시도하고 있다"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전임자와 야당 탄압에 총동원하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정치 탄압이 노골화되고 있다. 국민을 지키라는 총칼로 경쟁자를 짓밟았던 독재정권처럼 정의를 지키라는 사정 권력으로 공포정치에 나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강력하게 경고한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서 남용하다가 과거 정권들이 어떠한 결말을 맞았는지 지난 역사를 꼭 되돌아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자는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해야 한다. 영원할 것 같아도 권력이란 유한한 것"이라며 "지금 휘두르는 칼날이 결국 스스로에게 되돌아갈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원이라는 망발로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저버린 감사원의 폭주가 도를 한참 넘었다"며 "윤석열 정부의 충직한 사냥개임을 자인한 감사원의 칼끝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고 비판했다.
 김응삼기자 uskes@ulsanpress.net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