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정진기도에 하루 모자라 완성되지 못한 신통바위
100일 정진기도에 하루 모자라 완성되지 못한 신통바위
  • 진희영
  • 2022.10.06 15:38
  •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남알프스 전설따라] 11. 천마산 '백병바위'
천마산 기슭에 있는 이 백병바위는 병처럼 생긴 흰 바위로 사람의 생사를 미리 알려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진은 백병바위가 있었다고 추측되는 바위군.
천마산 기슭에 있는 이 백병바위는 병처럼 생긴 흰 바위로 사람의 생사를 미리 알려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진은 백병바위가 있었다고 추측되는 바위군.

천마산(613m)은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 상동마을 오른쪽으로 높이 솟은 산으로 호미지맥(虎尾枝脈)의 첫 봉우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산줄기는 포항의 호미곶까지 이어진다. 삼국 통일 전 김유신이 백운산 감태봉 바위굴에서 불철주야 기도를 올리고 있을 때 이상한 차림을 한 노인이 준 보검을 받은 뒤 천마를 타고 힘껏 땅을 박차고 날아 처음 발을 디딘 곳이라고 한다. 백운산 정상에서 대략 4㎞ 거리에 있다. 천마산 기슭에 있는 이 백병바위는 병처럼 생긴 흰 바위로 사람의 생사(운명)를 미리 알려주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 인간의  생사… 풀리지 않는 화두(話頭)
전설에 따르면 고려 중엽 한 수도승이 바위 부근에 절을 지어 기거하면서 시주(施出)를 받으러 마을로 내려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근처 마을에서 스님은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권했는데, 집주인은 "스님, 한 가지 물어볼 것이 있는데 대답을 좀 해 주세요"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허허 무슨 말씀인지 소승이 알고 있는 데로 말씀을 드리지요"라고 답했다.  

이에 주인이 "제가 몇 살까지 살 수 있겠습니까?"라 물었다.  스님이 "소승은 점쟁이나 관상을 보는 사람이 아니라 부처님을 모시고 불도를 닦는 몸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그런 것도 모르는데 뭐 때문에 내가 시주를 하겠소! 다른 데나 가보시오"라며 주인이 핍박했다. 

터무니없는 일을 당한 수도승은 다른 집으로 시주를 하러 갔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천마산에서 내려온 수도승입니다. 시주하십시오" 그러자 한 아낙네가 문밖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밀며 "지금 바깥양반이 중병을 앓고 있는데 언제 나을 수 있겠어요?" "소승이 어찌 그것을 알겠습니까?"  "이름난 중은 그런 것도 잘 알고 다닌다던데…. 다른 집에나 가 보시오" 아낙네는 쌀쌀맞게 말을 내뱉고는 문을 닫아 버렸다. 

천마산은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 상동마을 오른쪽으로 높이 솟은 산으로 호미지맥의 첫 봉우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천마산은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 상동마을 오른쪽으로 높이 솟은 산으로 호미지맥의 첫 봉우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부처 영험 얻기위해 백일 기도 나선 수도승
수도승은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 절로 돌아왔다. 시주를 받아야 끼니도 때우고 하는데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스님은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되었다.

부처님의 영험함을 받아 인간의 생사를 판가름할 수 있을 정도로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 스님은 정과 망치로 절 옆에 있는 큰 바위를 다듬기 시작했다. 불상을 만들려는 것이었다. 부처님상을 깎아 그 앞에서 백일기도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한 뒤 열심히 바위를 다듬기 시작했다. 

스님은 입속으로 열심히 염불을 외어가며, 손에 피가 흘러도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바위를 다듬었다. 불상이 완성되자 스님은 불철주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오직 돌부처 앞에서 염불만 외웠다. 

"스님! 이러다가 병이라도 나면 어찌하시렵니까? 어서 안으로 드십시오" 동자승의 걱정스러운 만류에도 스님은 그저 기도에만 몰두했다. 동자승은 어떻게 해서든지 스님의 마음을 돌리려고 애를 썼다. 그래도 스님은 돌부처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스님! 스님께서 기도를 시작하신지가 오늘이 꼭 99일이 되었습니다. 염불을 계속하시려면 법당 안에서 하십시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아니하고 돌부처 앞에서 빌고 또 빌었다. 하루만 지나면 꼭 100일이 된다. 부처님께서는 분명 어떠한 계시를 내려줄 것으로 생각하며 오직 기도에만 매진하였다. 
 
# 백년운수 꿰뚫는 비기 완성 하루 남기고 타계
그때 갑자기 돌풍과 회오리바람이 몰아쳤다. 순간 스님은 그만 바람에 휘말려 바위 밑 낭떠러지로 떨어져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이를 목격한 동자승이 단숨에 스님 곁으로 달려가니 "이제 나는 죽는다. 100일 기도 중 하루를 못 채우고 이렇게 죽을 것이다. 내 말을 명심해서 들어라. 내가 죽으면 이 바위에 하얀 병 모양의 돌이 생길 것이니 너는 그것을 보고 사람의 운명을 판단해 주어라! 만약 그 흰 병이 다른 색깔로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곧 큰 병을 얻어 앓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하얀 병이 아예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반드시 죽게 될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미호 마을에서 바라본 천마산. 오른쪽 봉우리가 천마산 .
미호 마을에서 바라본 천마산. 오른쪽 봉우리가 천마산 .

# 그자리에 병·죽음 알려주는 하얀 병 모양 돌 남아
스님은 한을 풀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 후 스님의 말대로 부처를 새긴 바위 한쪽에 하얀 병 모양의 돌이 나타났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 수도승이 100일 기도를 채웠더라면 인간의 수명과 백 년 운수를 훤히 뚫어 볼 수 있는 비기를 완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하루를 채우지 못하고 죽는 바람에 더 이상의 운수는 알 수 없게 되었고, 오직 그 사람이 당장 병을 얻게 되거나 죽을 사람인지 아닌지만 백병바위를 보고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수도승이 살던 절과 부처는 흔적조차 찾을 길 없으며 백병바위로 불리는 바위만 남아 그 옛날 전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호미지맥
호미지맥은 낙동정맥 백운산의 셋째 봉(삼강봉-845m) 동쪽으로 가지를 쳐 천마산(620.5m) 치술령(致述嶺-765m)지나 북동진해 포항의 호미곶(虎尾串)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약 98m의 산줄기를 호미지맥이라 부른다. 이 산줄기는 형산강(兄山江)의 남쪽 울타리 역할을하기에 강줄기의 분류체계를 따른다면 형남기맥(兄南岐脈)이라 이름 지어져야 하지만 이 산줄기가 끝나는 곳이 호미곶이란 명소인 관계로 땅끝기맥과 같이 지역의 지명도를 살려 호미지맥(虎尾枝脈)이라 부르게 된다. 산줄기의 북으로 흐르는 물은 대개 형산강(兄山江)이 되고 남쪽으로 흐르는 물은 태화강이되며 일부는 장기천, 대화천으로 들어 동해바다로 들어간다.

※이 이야기는 필자가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에 살았던 고(故) 홍순호 씨로부터 채록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글임.

진희영 산악인
진희영 산악인

 

로그인을 하면 편집 로그가 나타납니다. 로그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회원 / 비회원 )
울산신문은 여러분의 댓글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그러나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댓글. 도배성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위배되는 댓글은 삭제 될수도 있습니다.
※ 여러분의 제보는 바람직한 지역사회를 이끌며 세상을 바꿀수도 있습니다.
비리와 부당한일 그리고 전하고픈 미담과 사건사고 등을 알려주세요.
이메일 : news@ulsanpress.net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