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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울산역 조감도.

울산의 대표 관문 KTX 울산역이 1일 개통 12주년을 맞았다. 현재 하루 고속철 120회 운행에, 일평균 이용객이 1만4,000명 육박하는 영남권 거점 역으로 발전했다.

 애초 역 설치 필요성조차도 의심받았던 울산역은 개통 12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지만, 역세권 개발의 핵심 시설인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여전히 하세월이다.

 울산역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나아가 역세권 개발을 완성하기 위한 선행 인프라인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늦어지면서 역세권 2단계 개발은 물론 인근의 복합특화단지 조성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울산시는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지만, KTX울산역이 올 들어 코로나 침체에서 벗어나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환승센터 공사도 빠른 시기 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시행사인 롯데쇼핑 측에 신뢰감을 표했다.

 울산시의 이 같은 긍정적 시선은 울산역의 탄탄한 성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울산역(통도사)은 경부고속철도 2단계 사업으로 건설돼 KTX 운행 6년 뒤인 2010년 11월 1일 개통했다.

 개통 첫 해 두 달간 누적 이용객 54만6,759명으로 출발해 2년 만인 2012년 연간 이용객 400만 명을 넘어선 뒤 2018년 612만 명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3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연간 이용객은 300만 명대로 반토막이 났으나 최근 다시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울산역은 개통 6년 만인 2016년 12월 9일에는 수서고속철도(SRT)도 개통하며 놀라운 속도로 발전해 연간 600만 명이 오가는 동남권 핵심 철도역으로 성장했다. 

 1일 울산시가 내놓은 울산역 고속철도 이용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울산역 이용객은 개통 당시인 2010년 11월 하루 평균 8,551명에서 2013년 10월 1만352명으로 58.1% 증가한데 이어 2015년에는 5년 전에 비해 77.9%나 증가한 1만5,213명으로 늘었으며, 2019년 기준으로는 1만6,715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일평균 이용객은 1만846명과 1만871명으로 각각 줄었다.

 감소했던 이용객은 올해 들어 서서히 살아나면서 9월 말 현재까지 일평균 이용객은 1만3,768명으로 다시 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개통 첫해인 2010년 8,964명과 비교하면 일평균 이용객은 증가폭은 1.5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개통 이후 12년간의 울산역 연평균 이용객 신장률은 15%로 전국 평균의 3배에 달한다.
 특히 주말 이용객 수는 하루 1만7,640명을 넘어섰고, 1일 최대 이용객은 2016년 5월 8일 기록한 2만4,896명이다.


 당초 국가철도공단이 예상한 이용객 수가 1일 5,000명 선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공을 거둔 셈이다.

 현재 울산역 고속철 운행 횟수는 주중 118~119회, 주말에는 121회에 이른다.
 울산역 정차 열차 1편당 이용객은 205명인데, 이는 서울역, 부산역, 동대구역, 대전역 다음으로 많으며, 선택 정차역 중에서는 가장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경주와 부산 사이에 끼여 당초 역 설치 필요성에 대한 논란까지 빚었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역은 이처럼 개통 12년 만에 튼튼한 뿌리를 내렸지만, 울산역세권 개발의 성패가 달린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말 그대로 지지부진 그 자체다.

 일각에선 이러다 건립이 또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롯데쇼핑의 사업 의지에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지난 2015년 롯데쇼핑이 사업제안서를 시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울산시는 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차를 밟아 2017년 롯데쇼핑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하고 고시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사업비 과다와 수익성 문제 등을 내세워 착공을 미뤄오다 지난 2020년과 지난해 두 차례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7월 착공했다.

 검토에 검토를 거듭한 만큼 이번만은 순조로울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1년이 넘도록 터 공사 시간을 보내면서 현재 공정률은 5%에 불과한 상태다. 이를 지켜보다 못한 울산시와 지역정치권이 조속한 공사를 촉구하고 있지만, 롯데쇼핑 측은 또 다시 '검토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제는 지역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와 사업성 악화를 이유로 공사를 중단해도 울산시가 써먹을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그저 울산에 뿌리를 둔 롯데의 정서에 호소하며 경영진의 선의 만을 기대할 뿐이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울산시, 지역정치권과의 간담회에서 "사업 추진 입장에 변화는 없지만, 최근 대외적인 경영여건 변화 등으로 여러 가지 종합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입 입장만 내놓았다.
 여기에 울산시는 "사업 애로사항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전형적인 을(乙)의 자세로 요청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민사회에선 "개통 12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역으로 올라선 울산역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복합환승센터가 하루 속이 건립돼야 한다"면서 "시행사인 롯데쇼핑이 경기와 사업성을 내세워 공사를 장기간 지연시키는 것은 사회 공헌을 떠나 지역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기업의 역할을 도외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묵과해선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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