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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한남동 관저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 9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공식 출범 이후 두달여만에 첫 만찬이다. 서울 용산 한남동에서 열린 만찬은 오후 6시 50분쯤부터 10시 10분쯤까지 3시간20분 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내년도 예산안 처리, 화물연대 파업 등 여러 현안에 두루 견해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관저 만찬' 회동을 계기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수용과 지난 4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운영위원장인 주호영 원내대표가 '필담 논란'을 일으킨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국감장 퇴장을 놓고 친윤(친윤석열)그룹 불만 등 여권 내 갈등이 사그라들지 주목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야(野) 3당이 집요하게 요구해온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최종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에서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불거졌다. 국정조사를 '참사 정쟁화'의 수단으로 활용해 정부를 흔들려는 야당 의도가 분명하고, 국정조사 대상에 대통령실이나 대검찰청이 포함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원내사령탑인 주 원내대표 주도로 기존 입장을 접고,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로 입장 선회를 결정한 지난 23일 의원총회에는 친윤계 의원들이 항의하듯 대거 불참했다. 이튿날 이뤄진 본회의 표결에서도 '친윤 핵심'으로 여겨지는 장제원, 윤한홍, 이용 의원 등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국정조사 계획서 본회의 의결 당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정무수석이 여야 합의에 불만스러움을 표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해석됐다.

 지도부를 향한 친윤계 불만이 잇달아 분출한 상황에서 지난 25일 윤 대통령과 지도부의 '관저 만찬 회동'이 당내 갈등 봉합의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만찬회동이 끝난 뒤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대위원들과의 상견례 겸 비대위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며 “월드컵 화제와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등 외교 성과를 공유하며 만찬을 시작한 윤 대통령은 국민과 국익을 향한 국정운영 방향을 소개하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대위원들의 협조 및 지원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 원내대표에 다가가 “정말 고생 많으시다"며 격려한 뒤 포옹하는 스킨십이 화제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과 지도부 사이 불협화음에 대한 일각의 우려와 달리 대통령이 직접 스킨십을 통해 현 지도부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의 신뢰와지지가 재확인된 만큼, 최근 당내 강경파를 중심으로 나오는 불만은 잦아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요구를 재차 들고 나오는 등 대여 강공 태세로 급선회에 맞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로 대응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응삼기자us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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