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환 프로그래머
조환 프로그래머

 

2007년 6월, 애플의 대표 스티브 잡스는 '혁명적'인 제품을 소개했다. 바로 아이폰이다. 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으며, 이 스마트폰은 빠르게 대중화되었다. 물론 애플의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다. 무언가 사용법도 어렵고, 버튼도 너무 많아서 대중의 관심을 전혀 받지 못했을 뿐.


 애플의 아이폰은 기술 그 자체로는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심지어 인류의 생활상 자체를 바꿨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2023년 현재, 스마트폰은 완전히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젊은 세대인 30대들조차 스마트폰 이전 시대를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현대인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스마트폰 대중화 덕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산업도 있다. 바로 소셜 미디어(SNS) 산업이다. 소셜 미디어는 등장 시기가 1973년으로 제법 빨랐다. 물론 이 당시에는 사용법이 지나치게 어렵고 원시적이라 대중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요즘 중장년층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BBS, PC 통신 등이 등장했으나 대중화에는 실패했다.


 이 시기의 소셜 미디어들은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바로 PC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장치의 부피도 클뿐더러 마우스로 웹 브라우저를 켜고, 다시 URL을 입력해야 했다. 심지어 그 이전 시대에는 모뎀 명령어라는, 어려운 명령어를 공부해야 했다. 대중화되기 쉬운 구조가 아니었던 것이다. 반면 스마트폰 시대의 소셜 미디어는 화면 내의 그림(아이콘)을 누르기만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접근성이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스마트폰 이용자 중 소셜 미디어를 쓰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장 주변을 둘러봐도 카카오톡, 밴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서비스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 이용자를 찾기 매우 어려울 정도다. 이렇듯 소셜 미디어는 스마트폰 시대를 만나 우리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지인들의 소식을 매우 손쉽게 알 수 있고, 낯선 사람과도 손쉽게 사귈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가 우리에게 주는 부작용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FOMO(Fear Of Missing Out)이라는 말로 '소외 공포증'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다. 소외 공포증이란 '남들도 다 하니 나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같은 불안심리를 일컫는다. 그리고 이는 스마트폰 시대에 소셜 미디어가 대중화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소셜 미디어 속의 내 친구, 직장 동료, 유명한 선생님, 친구의 친구들은 다들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은 외국 여행, 멋진 호텔에서의 저녁 식사, 비싼 자동차, 예쁘고 잘생긴 연인과 즐거운 시간 등 온갖 종류의 행복을 실시간으로 올린다. 매일 직장에 출퇴근하며, 은행 빚을 걱정하고, 빠듯한 생활비를 걱정하는 내 눈에는 '나 빼고 모두 다 잘 사는' 것처럼 보인다. 성인 중 절반 이상이 FOMO를 겪는다는 각종 연구 결과들도 있을 정도다.


 필자도 FOMO를 겪어본 소셜 미디어 애용자였다. 그리고 지금은 거기서 어느 정도는 벗어났다고 말할 수 있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바로, 소셜 미디어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내 친구들이 올리는 화려한 순간은 편집된 것이라는 인식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필자의 경우 1주일에 3회 이상, 1회에 15분 이상 사용하지 않기, 같은 규칙대로 살고 있다.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양이 줄어드니 오히려 나 자신의 즐거움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정말 급한 연락은 어떤 형태로든 오기 마련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에 광적으로 집착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간단한 사실이었지만 알게 된 데는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덕분에 자투리 시간을 좀 더 나만을 위해 쓸 수 있게 된 것 같다.


 소셜 미디어를 마냥 멀리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빈도를 조금만 줄여본다면 어떨까? 인간관계 유지를 위해 최소한으로만 사용해 보는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와 멀어질수록 삶의 만족도가 오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필자의 경험뿐 아니라 많은 연구자료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자신들의 소외 공포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실행해보기를 추천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