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도 불출마…국힘 전당대회 '2강 4약'압축

국민의힘 3·8전당대회에 나경원 전 의원에 이어 유승민 전 의원도 3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강신업 변호사 등 6명으로 '2강 4약' 구도가 될 전망이다.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볼 때 나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안 의원의 지지율은 '상승세'가 이어졌고, 반면 친윤(친윤석열)계 지원을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윤(비윤석열)계인 유 전 의원의 불출마로 그를 향했던 표심이 과연 누구에게로 향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충분히 생각했고,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내하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며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했다. 이어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소명을 다하겠다"며 “우리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거센 어조로 비판하면서 날을 세웠고, 이날 언급한 '폭정' 역시 윤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새로운 길'을 강조하면서 '정치의 변화와 혁신을 원하시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밝힌 대목은 추후 신당 창당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최근 진행된 차기 당 대표 지지도·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 전 의원은 그동안 반윤(반 윤석열) 노선을 걸어왔던 만큼 친윤계 지원을 받는 김 의원보다 안 의원에게 호재일 것이라는 평가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통상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해 이번 불출마로 김 의원이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전대의 실질적인 지지율 향방은 지역순회 합동연설과 다섯 차례의 TV토론이 시작되는 2월 중순부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안 두 의원은 이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에서 '대세론 굳히기'와 '수도권 대표론'을 앞세워 표밭갈이에 여념없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경기 동두천과 양주시 당원협의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최근 안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에 대해 “일시적 현상"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제가 주로 당원을 만나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민심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에서도 저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란 것을 경기·인천을 중심으로 한 발대식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안 의원은 '수도권 대표론' 기치 아래 수도권 당심 잡기에 박차를 가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강북갑·중량갑 당원협의회 당원 연수에 참석해 지지를 당부했다. 안 의원은 강북구갑 당협 연수에서 김 의원을 겨냥, “김장(김기현·장제원 의원) 연대도 얘기하지만 사놓으신 김치냉장고를 어디에 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공천파동 정당이 아니라 정말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에 상징되는 당을 꼭 만들고 싶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 남구·경남 밀양· 거창에서 당원들을 만났고, 윤상현 의원은 오전 경기 오산시·평택시 당협 당원간담회에 참석한 뒤 오후엔 이명박(MB)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당 선관위는 이날 당 대표 선거에서 예비경선을 통해 4명의 본경선 진출자를 가리기로 했다. 또 최고위원 8인, 청년 최고위원 4인 기준 인원을 초과할 경우 예비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내달 2~3일 등록한 후보를 대상으로 5일 자격 심사를 거쳐 예비경선 진출자를 확정한 다음 8~9일 책임당원 6,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본경선 진출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응삼기자us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