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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한 지 이미 오래다. '고독사'란 주위에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죽음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가족과 지인, 이웃과의 교류나 관계가 단절된 채 홀로 죽음을 맞는 것만큼 쓸쓸한 일도 없을 듯하다. 지난해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의 일부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흔히 고독사 위험군이라고 하면 노인·장애인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런데 실제는 50·60 중장년 세대가 전체 고독사의 절반(58.6%) 이상 차지했다. 게다가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4배 더 많고, 2021년도에는 그 격차가 5.3배로 확대됐다. 남성이 고독사의 위험에 가장 취약하다는 것이 통계로 공식 확인된 셈이다. 

울산시, 구·군 및 수행기관 실무자 간담회 갖고 협력 체제 강화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경제활동이 크게 줄고 대면 접촉마저 제한된 상황에서 고령자가 질병이나 빈곤에 시달리다 죽음에 이르는 사례가 많았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더한다. 더욱이 초고령사회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는 인구 구조상 무연고 사망이 늘고 있는 것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보면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하겠다. 이런 시기에 최근 울산시가 '고독사 예방을 위한 구군 및 수행기관 실무자 간담회'를 갖고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맥락의 일환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통해 중·장년층 1인 가구의 고독사 사전 예방을 위한다는 취지가 기대를 키운다. 게다가 지난 2020년부터 시비 지원으로 추진해온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한 고독사 맞춤형 사례관리 사업의 성과와 우수사례를 공유하면서 구·군 및 수행기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과 지원 연계 방안을 모색하겠다니 환영할 일이다. 또한 서비스 자원 공유를 통해 지역사회 내 고독사 예방 및 체계적인 관리 네트워크 구축도 논의했다니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문제는 울산시가 고독사 예방을 위한 이들 사업을 펼치면서도 실제 지역에서 발생하는 고독사에 대한 연간 통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아쉽다. 정확한 실태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동안 1인 가구 고독사를 별도로 분류·파악하지 않고 전국 통계에 포함된 '무연고 사망자'를 통해 고독사를 추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었다는 점은 행정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일이기에 하는 말이다. 

중장년 1인 가구 촘촘한 맞춤형 사례관리·따뜻한 관심 적극 홍보
이제 우리 사회는 핵가족을 지나 1인 가구 추세로 향하고 있다. 2040년이면 1인 가구가 4인 이상 가구의 4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본다. 그만큼 고독사 위험군이 늘어난다는 의미도 된다. 고령층뿐만 아니라 홀로 생활하는 청장년층의 고독사도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외부와 단절된 환경에서 고독사가 발생할 경우 이를 확인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꼼꼼한 실태 분석을 통해 숨은 고립 가구를 찾아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수시로 취약 계층의 상태를 살피는 등 지역 밀착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역사회 내 사각지대에 놓인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한 촘촘한 맞춤형 사례관리를 통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편물 등이 쌓여 있는 이웃이 있다면 주민센터에 연락하는 등 사회 공동체의 관심도 중요하다. 특히 고령자 스스로 고독사에 대처하는 자세를 키워야 한다. 용건 없이도 카톡이나 통화할 수 있는 사람 만들기, 집 열쇠를 맡길 수 있는 사람 만들기, 음악·바둑·요리·운동 등 취미로 살아있을 때 고립되지 않도록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1인 1가구 주거생활 환경 변화에 맞춘 지속적인 비상 시스템 관리가 핵심 사안이 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고독사 연령 숫자와 정황 등을 사례별로 분석하되 위험 징후에 대비한 긴급 관리대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부각시켜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인 관심이 사회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그것만이 해마다 이슈화되고 있는 고독사 방지 예방의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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