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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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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운2 공공주택지구와 맞물린 '척과천 지방하천 정비사업' 구간의 공사비 분담을 놓고 대치 중이다.

울산시는 이 사업의 원인을 제공한 LH가 사업비 상당 부분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LH에선 척과천은 사업지구 밖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관계없다며 맞서고 있다.

문제의 이 사업은 홍수기 재해예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난 2019년부터인 양측의 사업비 대치가 올해까지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울산시는 LH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사업비 부담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끝내 협의가 무산될 경우 법정다툼으로 넘어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양측은 현재까지 척과천 사업에 대해 실무진에서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드러내기 껄끄러운 각종 현안과 맞물린 이해관계 등을 의식해 본격 협상 테이블은 주저하는 등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속내는 복잡한 모양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현재 계획하고 있는 척과천 정비사업은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와 척과리 경계에서 중구 다운동 태화강 합류부까지 총 6㎞ 구간이다.

시는 이 구간에 총사업비 220억원을 투입해 하천제방을 새로 쌓고, 기존 제방은 높이는 축제·보축공사와 하상준설 등의 정비공사를 오는 2026년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시가 LH에 공사비 부담을 요구하는 부분은 다운2 공공주택사업 지구와 경계가 물린 3.6㎞ 하천 구간이다.

시는 척과천 정비사업 필요성에 대해 전체 면적 186만6,000㎡에 달하는 다운2지구 개발에 따른 도시화로 빗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 면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척과천의 홍수방어등급을 기존 C급(80년 강우빈도)에서 B급(100년)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척과천 주변 개발과 관련한 지침(환경부, 2019년 7월 전국 하천유역 홍수량 산정) 변경에 따른 계획홍수위 상승 등을 고려해 제방축제·보축을 위한 정비사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시는 특히 척과천 정비사업은 다운2지구 개발에 따른 것인 만큼 원인제공자인 LH가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시는 아직 LH측에 구체적인 부담액은 제시하지 않았지만, 다운2지구와 접한 부분이 3.6㎞로 전체 공사 구간의 절반을 넘는 점을 고려해 보상비 50억 원 등을 제외한 순수 공사비 143억 원 중 절반 정도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H는 사업비 부담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일단 척과천은 다운2지구 밖이라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LH는 이와 함께 사업지구 내 범동골천, 안골천, 입화천 등 3개 소하천은 80년 강우빈도에 맞춰 시설을 구축하고, 정부의 재해영향평가 결과를 반영해 지구 내 총 9만t의 빗물을 가둘 수 있는 3만5,000㎡ 면적의 저류지 3곳을 조성하는 등 자체 홍수대책도 갖췄기 때문에 추가적 사업은 필요치 않다는 애기다.

LH는 공사비 부담 불가는 이러한 직접적인 이유 외에도 내부 경영 사정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LH 울산사업단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한전과 함께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돼 있고, 다운2지구는 전체의 40%를 공공주택사업으로 묶여 있어 개발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여건이다"며 "현 상황에서는 지자체의 공공사업에까지 재정을 투입할 여력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척과천 정비를 놓고 양측의 논리와 입장이 접점을 찾을 수 없는 정도로 팽팽히 맞서고 있는 셈인데, 자칫 이 문제가 적기 공사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는 이미 지난 2021년 12월 실시설계를 완료한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지방건설기술심의까지 마치고, 올해 편입부지 보상을 거쳐 내년 1월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안에 LH와의 공사비 분담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을 경우 예산 조달해 혼선을 빚으면서 사업 시기가 미뤄질 수 있어 양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LH측의 사업비 부담 거부에도 불구하고 홍수 예방을 위한 척과천 정비사업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시와 중구,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LH가 시행한 우정혁신도시의 미진한 수방대책으로 지난 2016년 태풍 차바 때 태화시장이 겪은 물난리를 척과천 하류 다운동에서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최성환기자 csh9959@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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