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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대립적 노사관계를 불식시키고 상생과 화합의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시금석을 마련했다.
노조가 지난 23일 임금7만9,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87%,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등을 골자로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조합원 투표를 통해 가결시켰기 때문이다.

이처럼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대해 현대차 노사뿐만아니라 지역주민, 지역 경제계 모두 노사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내 놓고 있다. 특히 투쟁의 대명사인 현대차 노조의 이 같은 변화는 앞으로 국내 노사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집행부 반대세력 부결운동에도 합의안 가결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현대차 공장에서는 부결운동이 전개되었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반대하는 세력인 민주노동자회, 현장연대, 현장실천단 등 주요 현장노동조직이 "합의안이 이것 밖에 안되냐"며 일제히 부결운동에 나선 것.
 이들은 현장 곳곳에 대자보를 붙여 지난해 합의안보다 못하다거나, 조합원의 건강권을 지키는 주간연속 2교대제 합의안이 부실하다는 등의 내용으로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현대차노조는 지난 23일 전체 조합원 4만4,929명을 상대로 노사가 마련한 올 임협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자 4만2,286명(투표율 94.12%) 중 2만4,583명(찬성률 58.14%)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현장조직의 부결운동 속에서도 잠정합의안이 가결된 것은 조합원들이 집행부와 반대파인 현장노동조직의 비난이나 이념 논쟁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냉정하게 합리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2년 연속 무분규 완전타결 의미

현대차 노조는 '선파업, 후 협상'이라는 관행을 벗어던지고 2년 연속 무파업 협상을 타결했다. 이는 실리노선의 노조 집행부와 노조를 합리적 교섭 파트너로 인정한 회사, 투쟁 이미지 탈피를 바라는 조합원의 정서, 상생의 노사관계에 거는 국민과 시민들의 기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결과 도출로 현대차는 그동안 대내외에 회사의 경쟁력 향상과 이미지 제고에 걸림돌이 됐던 대립적 노사관계를 불식시키고 상생과 화합의 분위기를 정착시키는 시금석을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 받게 됐다.

 강호돈 현대차 대표이사 부사장은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 대립적 노사관계를 완전히 불식시키는 새 이정표를 마련했고 선진 노사관계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된 노사관계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훈 노조위원장(지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금협상에서도 대립과 혼란을 피한 것은 노사 모두가 파국을 막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집행부는 남은 임기 동안 부족한 것은 채워나가고 미흡한 것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도 "현대차의 2년 연속 무파업 협상 타결은 현대차는 물론, 한국의 전반적인 노사관계를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현대차 노사분규 때문에 많은 시민들과 동종 업계 관계자들이 걱정했는데 올해 임단협을 계기로 앞으로도 모범적인 상생 노사관계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올해 현대차 노사 임협 합의안

현대차 노사의 올해 임협 합의안을 보면 기본급 7만9,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4.87%,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200만원, 글로벌 판매향상 격려금 200만원,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주식 30주 등이다. 임금과 성과금 등 합의안의 효과금액을 모두 합하면 최대 1,998만7,379원으로 집계되며, 이는 사상최대 금액이다.
 이 같은 효과 금액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일찌감치 타결한 조선업계의 국내 선두주자이자 현대관계사인 현대중공업의 벽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임금의 50%+30만원인 기존 휴가비에 올해 임금협상 타결에 따른 성과금 중 100%와 격려금 300만원을 휴가전 지급받게 됨에 따라 현대차 조합원들은 휴가를 떠나면서 1인당 600만원 이상 가져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는 이외에도 ▲생산직군 직급체계 개선 ▲직무수당, 복지수당 기본급화 및 근속수당 현실화 ▲주간연속2교대제 노사공동 근로형태변경추진위에서 별도 논의 ▲사회공헌활동(시민사업 추진) 확대 및 별도협의체 구성 ▲품질향상 공동 노력 및 고용안정 확약서 등에 별도 합의했다. 김락현기자 r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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