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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성고등학교 육상부 선수들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이석현 코치(오른쪽)의 지도를 받으며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김정훈기자 idacoya@ulsanpress.net

비인기종목 초·중·고 연계 안되 선수 수급 차질
전국체전 등 큰대회 성적올리기 급급 번개 훈련
지도자 열악한 처우 개선 꿈나무 육성 힘쏟아야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스포츠 3대 빅 이벤트로 꼽힌다. 이는 육상경기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역동성과 아기자기한 재미로 인해 선진국에서는 육상이 이미 가장 매력 있는 개인종목이자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육상은 마라톤을 제외하고는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도가 다른 스포츠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스포츠의 기본이 되는 육상 발전을 위해 정부가 정책종목으로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축구와 야구, 농구 등 구기종목에 비해 인기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육상 경기력이 아시아는 물론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데도 그 이유가 있다고 할수 있다.

# 육상, 울산서도 비인기종목
울산에서도 육상이라는 종목이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
 비인기 종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선수수급 문제, 체계적인 꿈나무 육성인프라 부족, 지도자들의 처우개선 등이 문제점으로 꼽을 힌다.
 현재 울산의 남고부 육상부는 학성고, 울산고가 있으며, 여고부는 울산여고가 유일하다. 남중부는 일산중, 대송중, 울산중, 남외중, 대현중, 서생중이 있고, 초등부는 약사초, 남외초, 무거초 등이 육상을 교기로 지정하고 있다.
 학성고 육상부는 축구부와 비슷한 창단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축구부와 비교해 열악한 육상 인프라로 운영해 나가고 있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학성고 육상부에는 총 5명이 곧 다가오는 전국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울산종합운동장에서 땀흘리고 있다.
 고등부 육상부들은 트랙을 갖춘 울산종합운동장을 사용하고 있기에 경기시설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선수수급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인기종목이다보니 초·중·고 연계가 어려워 선수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국체전 등 각종 큰 대회에만 나가기 위해 선수들을 임시적으로 훈련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고등부 육상부 관계자들은 "그나마 이렇게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할수 있기에 다행이다"며 "초등부부터 학업 등의 이유로 육상을 기피하고 있고, 고등부까지 선수생활을 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극히 드물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선수를 육성하지 않고 소년체전이나 전국체전에 나가기 위해 선수를 한시적으로 선발·훈련시키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매번 울산 고등부 육상부들은 안정적으로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
 여고부인 울산여고 육상부는 연맹에 등록된 선수들이 단 2명. 이중 각종 대회에서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정연진'이라는 전국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가진 선수가 있기에 그나마 육상부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정연진도 곧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어 역시나 선수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다.
 중등부인 대현중 육상부도 현재 5명의 선수가 등록돼있으나, 적어도 10명이상 육상선수들을 확보하고 있어야 원할한 대회출전이 가능하다.
 대현중 육상부 관계자는 "타 시도에서는 적어도 80명씩 선수들이 출전하고 있지만, 울산은 30명 안팍이라 여기서부터 경쟁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 지도자 처우개선 절실
육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초·중·고에서 육상 꿈나무를 길러내는 지도자 능력에 달렸다.
 현재 학교 육상 전담코치들은 눈앞의 단기적인 성적에 목을 맬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
 저임금·고용불안 아래에서는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유망주들을 길러낼 만한 여유가 없는 것이다.
 해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고, 당장의 수당을 따내야 하기 때문에 코치들로서는 올해의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육상 뿐만 아닌 비인기종목 대부분 코치들의 현실이다.
 한 초등학교 육상부 관계자는 "일단 초등부부터 선수수급이 안돼, 중등부에 겨우 1, 2명만이 육상부에 진학하고 있어 고등부까지 연계가 잘될 리가 없다"며 "게다가 수입이 안정적이지 못한 코치들도 올해 성적에만 초점을 맞추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어 지도자들의 처우개선이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적만 중요시하고 열악한 지도자의 현실을 무시하는 울산 학교체육의 현실은 결과적으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또 울산에는 대학교 육상부가 없기에 우수 인재들이 한국체대나 부산대로 진학하고 있다. 게다가 실업팀조차 없으니 육상을 하고픈 어린꿈나무들도 선뜻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한 고등부 육상부 관계자는 "대학 육상부나 실업팀만 있어도 안정적이기에 선수연계가 잘 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논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활성화 차원에서 울산 육상연맹과 함께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육상이 비인기종목이다보니 여러모로 어려운점이 많다"며 "육상같은 종목은 초·중·고 연계가 매우 중요한 운동이라, 전문 체육고에서 집중 지도관리하는 것도 대처방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2014년을 목표로 체육고(울산스포츠과학중·고등학교)를 짓기위해 부지를 물색중이다"며 "울산육상이 과거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좀더 체계적인 선수육성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승원기자 uss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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