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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특성화·100% 희망배정 등 운영 자율성 강화
고교교육 다양화 정책 기본틀 갖춰 공교육 경쟁력 제고
다학군제로 학교간 경쟁 유발 교육 수준 업그레이드도

울산 첫 '자율형공립고'가 내년부터 운영된다. 이는 앞서 지정된 '자율형사립고'와 동시에 가동될 예정이어서 울산은 그간의 자율고 결핍에서 벗어나게 됐다. '고교다양화' 프로젝트의 종착역이나 다름없는 공사립자율고의 동시 운영으로 지역 내 고교는 개별 실력과 특성에 대응하는 다각화 시스템의 틀을 갖추게 되고 학생들은 '탈울산' 없이도 지역 내에서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받게 됐다.

 #학성·문현고 2곳 신청

울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첫 자율형공립고를 운영하기로 하고,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학교의 신청을 받아 남구 학성고와 동구 문현고를 1차 대상자로 확보했다.
 자율형공립고는 일반계 공립고 가운데 학교 운영의 자율성, 책무성을 높여 획일화된 교육과정을 탈피하고 학교 여건에 맞게 특성화할 수 있도록 한 학교다. 자율형공립고는 일반계고와 함께 추첨배정되지만, 일반계고보다 우선배정해주기 때문에 100%희망 배정이 가능하고, 우수생 확보율도 높다.

 시교육청은 16일 심의를 진행해 자율형공립고 지정에 따른 전반적인 고교 학생 분산 및 교원수급 문제, 학교의 지정의지 및 교육여건 등을 파악해 1곳 또는 2곳 모두를 교과부에 추천키로 했다.
 교과부는 상반기 자율형사립고가 지정된 전국 10개 시·도 고교 가운데 10개 내외의 자율형공립고를 지정할 계획으로 대상 시도에 평균 1곳씩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자율형공립고가 없는 시·도는 울산을 포함해 6곳 밖에 없어 울산은 복수 지정도 유리한 상황이다.

#자율형사립고이어 공립고까지

울산에서 처음 지정되는 '자율형공립고'는 '자율형사립고'와 동시에 가동될 예정이어서 울산은 내년부터 그 간의 자율고 결핍에서 벗어나고 고교 다양화정책에 부응하는 기본 틀도 갖추게 됐다. '고교 다양화'는 학생들의 개별 수준과 특기적성에 맞춘 공교육의 선택권을 확대해 다양한 인재를 길러내고 사교육비 부담도 줄이기 위한 현 정권의 핵심 교육정책이다.

 울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일한 '특목고'인 과학고와 '자립형사립고'였던 현대청운고를 제외하고 전체 일반계고교가 획일화된 틀 속에 갇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올해들어 외국어고가 문을 열면서 특목가 2곳으로 확대됐고, 남창고가 자율학교인 기숙형 고교로 전환됐다. 또 과학과 영어를 각각 중점적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과학중점학교'에 방어진고가 '영어중점학교'(교과교실제 B-2형)에 성광여고가 지정됐다. 여기에 전문계고 내에서도 기계·자동화 분야 장인을 육성하기 위해 북구 정보통신고가 '울산마이스터'고로 전환하는 등 지역 고교는 다양화를 위한 급격한 변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울산은 고교 다양화의 종착역 격인 자율고 운영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교과부가 자율형사립고를 갖춘 지역에만 자율형공립고 신청하도록 제한해 놓은 탓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성신고가 지역 일반계고 최초의 자율형사립고의 지정됐고, 현대청운고도 기존 자립형사립고에서 자율형사립고로 전환이 확정됨에 따라 자율형공립고까지 운영이 가능해졌다.

#전반적 교육수준 업그레이드

울산의 자율고 운영과 이에 따라 갖춰지게 되는 고교 다양화 시스템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해 공교육의 경쟁력을 제고 하고 인재의 '탈 울산'도 막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울산은 외고가 들어서면서 매년 평균 200여명에 달하던 역외 유출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를 입증했다.
 올해 울산에서 타시·도의 특목고로 진학한 학생은 지난해 258명에서 50명으로 큰 폭 감소했다. 그러나 자율고로 이동한 학생은 지난해 38명에서 올해 48명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내년 부터는 이들의 지역 내 유턴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는 올해부터 학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고교 다학군제'를 뒷받침하면서 학교 간 경쟁과 전반적인 교육수준 업그레이드도 불러올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고교 다양화 시스템의 바탕이 갖춰지면 체육계열 특성화를 위한 수년간 추진해온 '스포츠 중·고교' 설립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마이스터고를 확대하는 등 다각화를 진행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울산의 고교 다양화는 지역에서 키운 인재를 타시도로 빼앗기지 않고 오롯이 흡수할 수 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자율고의 운영은 이 같은 체질 개선의 마침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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