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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지역 택시가 KTX 급행버스 노선 도입에 반발해 전면 파업에 돌입한 1일 태화강 둔치에 파업 집회를 위해 모인 택시 차량들. 이창균기자 photo@ulsanpress.net

개인·법인 택시 5,000여대가 모두 운행을 중단한 1일. 택시가 사라진 도로에는 발이 묶인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파업 소식을 미리 전해 듣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텅 빈 택시 승강장에서 오지 않는 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평소 핸들을 잡고 택시를 몰던 기사들은 이날 하루 집회와 항의성 행진을 이어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청에 항의서한문을 전달한 택시업계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과 집회를 이어가겠다"며 선전포고했다. 시는 지금까지의 강경입장을 다소 바꿔 "요구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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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된 파업에도 시민 큰 불편
이날 오전 출근길 버스 정류장은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몰려 혼란스러웠다.
 대부분 시민들이 택시 파업 예고를 미리 알고, 버스를 이용하는 등 대처했지만 일부 시민들은 운행 중단 소식을 듣지 못하고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이날 오전 7시 30분께 태화로터리에서 30분째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모(39)씨는 "회사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고 버스 노선이 없어 평소 택시로 출·퇴근 하는데 30분을 기다려도 택시를 좀처럼 구경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택시 운행 중단 소식을 알려주자 이씨는 그제서야 "시내버스 말고는 대체 대중교통이 없는 울산에서 택시가 운행을 중단하면 시민 불편은 어쩌란 말이냐?"고 불만을 쏟아낸 뒤 회사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출근 시간이 지나서도 시민들의 불편은 이어졌다. 이날 오후 3시께 호계 약수마을에서 호계 장으로 물건을 사러 나온 유모(73) 할머니는 짐이 많아 택시를 이용하려 했지만 1시간째 발만 굴렀다.
 예고된 파업이었지만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냈다.
 택시 승강장에서 만난 박모(58)씨는 "시민들 입장에서는 급행버스가 도입되는 것도 환영할 일인데 시민 교통 편의를 볼모로 택시가 전면 운행을 중단한 것은 대중교통의 책임을 저버린 행태"라고 비난했다. 

# 시 "택시업계 요구안 검토 중"
막상 택시의 전면 운행 중단이 현실로 닥치자 울산시는 이날 택시업계의 요구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며 입장을 다소 바꿨다.
 강경 대응 방침이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자 부담을 느낀 것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택시 업계의 항의 서한문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요구를 수용해 줄 수 있는 절충안이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택시 업계는 현재 ▲시민 밀집지역을 설정해 역까지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방안 ▲기존의 종점을 패지하고 울산역, 공업탑, 성남동에서 출발해 운행하는 방안 ▲기존의 노선에서 경유지(9~12개)를 2~3개로 줄여서 운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고 야간운행은 전면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급행버스 도입 자체를 전면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며 "KTX 운행 계획이 발표되기도 전에 급행버스의 노선을 미리 정한 것은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사실상 시내버스의 증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울산 택시 살리기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태화강 둔치에서 택시 운전자 등 1,2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울산택시노동자 총파업, 총궐기 집회'를 열고 시청까지 행진했다.  김지혁기자 us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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