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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올 봄 저온현상과 여름철 폭염, 폭우, 태풍 '곤파스'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면서 과일, 채소, 수산물 등 대부분의 가격이 연일 폭등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는 이같은 농수산물의 가격 폭등세가 추석 연휴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서민들의 가계 주름살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제9호 태풍 '말로'까지 7일께 한반도 상륙이 예보돼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

4대강 주변 공사로 생산량 준데다 폭염에 태풍까지 몰아쳐
 무값 일주일새 2.5배 치솟는 등 채소·과일·어류 '고공행진'
태풍 '말로' 또 접근 얼마나 오를지 몰라 서민들 시름 더해
울산시, 24개 중점관리품목 대상 시장등 43여곳 수시 점검


#끝없는 고공행진
5일 울산농수산물유통센터에 따르면 최근 시금치 1단 가격은 4,000원에 거래, 한달 전과 비교하면 135%나 올랐다. 열무 1단은 5,500원, 얼갈이배추 1단은 3,700원으로 한달 전 대비로는 각각 80%, 75% 오른 상태다.
 대파 역시 하룻밤 사이에 1,600원이던 1단이 2,900원에 거래됐다.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은 무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1개에 1,200원 가량 하던 무가 이번 주 2,800원에 팔리고 있다. 2,5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채소류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주변 채소 생산 중단으로 공급물량이 급감한 것이 원인이 되고 있다. 또 지난달 중순 중부내륙지방에 내린 큰 비와 태풍 곤파스로 인한 생산량 감소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통센터 관계자는 "무를 비롯해 시금치, 열무, 얼갈이배추의 산지 시세는 최근 5년 간의 최고치에 해당한다"며 "냉해를 입은 상황에서 태풍까지 겹쳐 산지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박은 지난달 말께 1만9,000원이었던 9kg짜리가 지난 주말에는 3만5,000원에 판매돼 가격이 2주 만에 배나 치솟았다.

 연중 최대 성수기인 추석 대목을 맞은 배와 사과 값도 급등하고 있다. 햇사과와 배 등은 일교차가 커야 당도가 높아지지만, 올해엔 열대야 영향으로 당도가 크게 떨어졌고 이로인해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20%가량 올라간 상태다.
 실제로 신정시장에서는 20개들이 배 한 상자가 4만7,000원 선에서 거래 되고 있다. 복숭아, 포도 등 다른 과일값도 지난해보다 최고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정시장 청과상은 "이번 태풍 말로까지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과일 값의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산물 역시 올초 이상저온 현상에 따른 어획량 급감으로 가격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육류는 다른 신선식품류에 비해 가격 변동이 덜했다.
 울산농산물유통센터에 판매되는 한우 1등급 구이용 등심은 1근에 3만5,000원으로 몇 주 사이에 뚜렷한 가격 변동이 없었다. 돼지고기 삼겹살은 국산이 1근(600g)에 6,000원, 수입산은 5,000원 정도에 팔렸고, 닭고기도 최근에 큰 변화가 없었다.

 채소류와 과일류 값의 급등세는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의 8월 울산 지역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8월 울산 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소비자 체감물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신선식품지수는 23.3%나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지난해 대비 무 136.0%, 마늘 132.4%, 수박 82.9%, 고등어 43.2% 등으로 나타났다.

#울산시, 대책반 가동
이같이 식탁물가가 급등하자 울산시는 추석 명절에 편승해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주요 성수품 농·수·축산물의 가격안정과 수급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추석대비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울산시는 이에 따라 오는 20일까지 3주간을 물가안정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시·구·군별 물가대책상황실을 설치 운영하는 등 추석 물가관리 추진체계를 확립키로 했다.
 울산시는 특별대책 기간 중 불공정 상거래 예방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판매가격 표시 및 표시가격 준수여부 △원산지표시 및 표시방법 적정여부 △유통기한 경과여부 등을 집중 지도·단속키로 했다.
 단속 결과 불공정 상거래 행위와 유통질서 위반업소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특히 농·수·축산물(쌀, 무, 배추, 양파, 사과, 배, 감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밤, 명태, 조기 등 18개), 개인서비스요금(목욕료, 이·미용료 등 6개) 등 중점관리 24개 품목을 대상으로 시장, 백화점, 대형마트 등 43개소에 대해 수급상황 및 가격동향을 수시 점검키로 했다.
 이밖에 소비자단체와 함께 유통기한 경과여부, 원산지 표시, 시장·대형마트에 대한 가격 비교조사 등을 실시하여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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