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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20m 폭 80m 와르르…기초공사 부실시공 의혹
기초파일 대부분 파손 건물 뒤틀려 추가붕괴 우려도


▲ 8일 오전 태풍 '말로'가 내린 많은 비로 신축중인 울산 외국어고등학교의 옹벽 50여 m가 붕괴되면서 학교 교실이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다. 이창균기자 photo@
11월초 준공 예정이었던 울산 북구 중산동 울산외국어고등학교의 옹벽이 최근 잇따른 비로 무너져 내렸다. 특히 옹벽이 무너져 내리면서 동아리실로 사용될 예정이었던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토사가 유실, 기초파일이 파손돼 건물의 붕괴가능성 마저 제기되고 있다.

 8일 오전 6시50분께 울산외고 공사장의 토사 일부가 흘러내리면서 교사동 좌측의 높이 20m, 길이 80m 가량의 보강토 옹벽이 유실됐다.
 또 건물 방향으로 옹벽이 무너지면서 옹벽을 보강하던 토사가 흘러내려 교사동 건물 기초 파일 15개가 파손되고, 1개는 유실되기도 했다.

 실제 옹벽이 무너진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교사동 건물을 지탱하고 있던 옹벽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콘크리트 건물 박스 밑 부분의 보강토가 완전히 쓸려나갔고,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의 일부는 아예 파손되어 나뒹굴고 있었다. 그나마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은 무너진 토사를 의지하며 기울어진채 아슬아슬하게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붕괴위험성 때문에 응급조치조차도 불가능해 보였다.

 교사동의 일부 유리창은 건물의 뒤틀림 탓인지 이미 깨어진 상태였다. 인명 사고가 없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교육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이 최근 계속된 비로 보강토가 넘치면서 옹벽이 무너진 것으로 추정하고, 9일께 긴급복구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울산에 '뎬무'와 '말로' 등 태풍이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내린 비가 적어 도로침수 외 큰 피해는 없었다.

 이 때문에 옹벽이나 기초 말뚝 설계에서 시공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외고는 울산교육청의 발주로 남영건설(주), 삼영건설(주)이 256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해 5월부터 시공하고 있으며, 올 11월초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현재 공정은 86% 가량이고, 감리는 (주)동남종합감리건축사사무소다.

 이번 붕괴사고로 울산과기대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는 울산외고의 이전과 정상적인 학교 운영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시 교육청은 2학기부터는 학생을 새 건물로 옮기고 학교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아랍어과 신설 등으로 준공을 오는 10월로 미뤘다.
 시 교육청은 이날 비상대책 회의를 갖고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재 시공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주화기자 ushjh@ 윤수은기자 usy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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