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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공장 생산 유럽전략형 중형차·포터등 직접 수혜
건설장비·변압기등 시장 다변화에 상당한 탄력 전망
가격 경쟁력 갖춰 대중국 수출의존도 심화 완화 기대


한국과 유럽연합(EU)이 6일 오전(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체결했다. 이로써 한-EU FTA는 지난 2007년 5월 체결 협상을 시작한 지 3년5개월, 지난해 7월 극적인 협상 타결로 가서명을 한 지 1년 3개월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EU는 유럽 27개국으로 형성된 세계 최대 시장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만 16조4천억 달러에 달했다. 또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다. 한-EU FTA가 공식 서명되면서 울산 지역 산업계에도 호재와 악재가 겹치는 등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자동차 관세 미국보다 높아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7월 FTA 발효시 자동차 산업의 가격 및 제품 경쟁력 확보로 유럽수출이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 울산지부(지부장 김은영)에 따르면 EU 시장은 세계 경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동시에 중국 다음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두 번째 교역 상대국이다. 이에 따라 울산지역의 대 EU 수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0년 35억6,000만불에서 2008년 112억7,000만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수출 비중은 2009년 기준 15.7%이다. 특히 울산의 주력 품목인 자동차의 경우 EU 시장이 미국보다 크고 관세도 미국(미국 2.5%, EU 10%)보다 높아 향후 시장 진출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기준 울산에서 생산된 자동차 수출 실적은 99만대 95억 달러로 이 가운데 유럽 수출 물량은 10%에 못미친다. 하지만 EU의 승용차에 대한 관세(10%)가 배기량 1,500㏄ 이상은 3년, 이하는 5년안에 각각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더욱이 트럭의 22% 고관세가 철폐되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포터의 새로운 시장 진출 기회도 생길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또 내년 하반기에 출시하는 2,000cc급 유럽 전략형 중형차를 외국공장이 아닌 울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를 비롯해 다른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는 한-EU FTA 관세 인하 효과를 볼 수 없어서다.
 이와 함께 자동차부품의 경우도 FTA 발효 즉시 4.5%의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 부품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더욱 강화되어 수익성 악화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자동차업체의 국내 제품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호재, 조선업 영향 적어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관세율(6.55%) 철폐로 합성수지 등 비에틸렌계열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되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석유화학제품의 대중국 수출의존도 심화문제도 완화해 줄 것이란 판단이다.
 SK에너지는 "유럽과 교역량이 크진 않지만 상대적으로 고관세였던 석유화학 제품의 관세가 철폐되면 수출량이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밀화학의 경우도 염료,도료,계면활성제,접착제 등 범용제품은 인도, 중국 등 경쟁국 대비 가격경쟁력 확보로 대 EU 수출증가가 예상되며, 이밖에 비철금속도 범용제품의 대EU 수출 증대로 중국, 아시아에 편중된 수출 시장이 다변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조선·선박은 이미 무관세가 적용돼 한-EU FTA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과 중동 시장에 집중돼 있는 변압기와 건설장비의 경우, 관세 철폐로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던 유럽 시장 개척에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장비와 변압기 등의 기계류를 대거 수출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그간 북미나 중동 등 다른 시장에 비해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유럽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는 만큼 현지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EU전문가 육성 시급

한국무역협회 김은영 울산지부장은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1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런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울산의 대 EU 수출은 내년 7월 한-EU FTA가 잠정 발효되면 자동차 및 부품, 석유제품 등 지역 주력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울산의 대 EU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며 " 한-EU FTA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는 EU 각 국가별 시장특징, 정책, 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EU 전문가를 적극 육성하고, 기업들은 변화하는 무역환경에 맞춰 기존 전략의 재검토 및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미영기자 myida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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