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110만 울산시민의 숙원이던 경부고속철도 2단계 KTX 울산역이 1일 개통됨에 따라 울산 고속철 시대가 활짝 열렸다. 1일 오전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울산역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울산을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상행선 열차에 오르고 있다.유은경기자 usyek@ulsanpress.net

본격적인 KTX(한국고속철도 Korea Train eXpress) 시대를 개막한 1일, 서울로 향하는 울산시민들의 교통편이 다양화되면서 운송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울산~서울간을 2시간대로 연결시킨 KTX는 예상보다 빨리 수도권 교통 수요를 흡수했다. 새로운 교통편에 대한 기대심리 덕분인지 이날 울산발 서울행 KTX 첫 열차는 모두 매진됐으며, 반대로 지금까지 서울권 통행을 책임지던 항공과 고속버스는 평소와 비교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고속철도 시대가 본격 개막된 울산은 이제 수도권이 명실상부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들었으며, 이에 대한 파급효과가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항공과 고속버스 중간 수준 소요 시간·요금 공략
열차 매진 행진에 항공-버스 승객  30%이상 급감
기업 출장도 항공 대신 고속철 이용으로 바뀔 듯

 
#항공·고속버스는 침체

KTX 운행이 시작된 1일, 울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교통편은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울산시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부산에서 출발한 KTX 2단계 구간 첫 열차가 오전 5시21분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울산역에 정차해 손님을 태운 것을 시작으로 울산역에서 매일 편도 23∼27차례 운행에 들어갔다.
 이날 첫차는 물론 오전 6시21분과 오전 7시21분에 각각 울산역을 출발하는 2. 3번째 열차의 좌석은 모두 매진됐다.

 반면에 지금까지 서울행 교통편을 책임졌던 항공과 고속버스는 시민들의 이용률이 평소보다 크게 떨어졌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전 6시55분 첫 비행기의 탑승률은 88.3%, 오전 8시30분 출발 편은 46.9%, 오전 9시55분 출발 편은 40.1%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1주일 전인 지난 25일 오전 첫 비행기의 탑승률은 100%, 오전 8시30분 편 92%, 오전 9시55분 편 63.6%였던 것에 비하면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약 30% 정도 줄어든 셈이다.

 좌석예약률도 마찬가지다. 이날 대한항공을 이용해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의 좌석 예약률은 45.1%에 그쳤다. 지난 25일 비행기 좌석예약률이 63.3%였다.
 아시아나항공 측도 이날 오전 김포공항행 비행기 탑승률을 지난 주와 비교한 결과 47%에서 41%로 다소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일 김포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기 4대의 예약석은 이날 오전까지 평균 40석으로 모두 146석 중 절반도 채 안되는 상황이다"며 "화요일 비행기의 예약이 다른 날보다 저조한 편이지만, 아무래도 KTX고속철도 개통 영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고속버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행 운행의 65%를 책임지고 있는 금호고속의 경우 이날 오전 6시 첫 버스가 13명의 승객을 태우고 출발했다. 평소같으면 월요일 첫 차는 늘 만원사례였다.
 20분 간격의 2번째 차량과 3번째 차량은 3명과 7명의 승객이 고작이었다.
 금호고속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승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오늘 상황을 고려해 본사 차원에서 감차 계획이 검토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틈새노린 KTX, 교통지도 재편

1일 본격 운행을 시작한 KTX는 서울행 교통지도를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까지 운행 시간도 항공과 고속버스의 절묘한 타협점을 찾은데다가 요금도 중간수준이기 때문에 두 교통편의 잠재 수요고객을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중의 경우 서울까지 항공편은 72,500원인 반면 KTX는 46,300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우등 고속버스(29,300원)와의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또 KTX는 울산역에서 평일(월∼목요일) 43∼45분 간격으로 편도 23회, 주말(금∼일)에는 38∼40분 간격으로 편도 26∼27회 정차할 예정이어서 선택의 폭이 큰 것도 장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업체가 많아 서울행 출장이 잦은 울산지역 산업계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일부 기업은 비행기 요금에 맞춰왔던 출장 교통비를 KTX 요금 기준으로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울산의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비행기 이용이 많았던 터라 항공 요금으로 출장비를 책정했다"며 "KTX 개통 이후로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업체는 비행기 요금으로 책정했던 출장 교통비를 KTX 요금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공항은 기업과 관광협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울산공항 이용 활성화 대책 협의회'를 개최하고 김포공항행 노선이 감소할 경우 울산∼김포나 울산∼제주를 오가는 저가 항공을 유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김지혁기자 usji@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