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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유통업체인 롯데마트 울산점이 16일 관련 고시와 관련 업계의 반발 등으로 무산됐던 마트 내 주유소 건립을 다시 추진하고 있어 지역 주유소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롯데마트 울산점 전경. 김정훈기자 idacoya@

'울산점 주차장에 2009년이어 두번째로 설립 추진
'거리 규제'없어져 요건 갖추면 가능 건립 초읽기
'롯데-소상공인 상생협약 불구 잇속 챙기기'빈축

대형 유통마트의 비도덕적인 상술이 지역 중소상인들의 가슴을 멍들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지난 12월 첫 선을 보인 '통큰 치킨'에 이어 '통큰 한우·돼지고기'까지 손을 뻗친데 이어 롯데마트 울산점이 주차장 부지를 잘라 주유소 입점을 추진하고 있어 지역 주유소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주유소업계 강력반발

롯데마트 울산점이 관련 고시와 관련 업계의 반발 등으로 무산됐던 마트 내 주유소 건립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현재 주차장 면적 2만1,969㎡ 가운데 743㎡를 분리해 주유소를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9년 6월 울산시에 교통영향평가를 신청했지만 현재까지도 롯데마트가 신청한 교통영향평가는 무기한 연기 상태에 있다.

 남구청이 '주유소는 대규모 점포의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직선거리 25m 이상 떨어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남구 주유소 등록요건에 관한 고시'로 롯데마트의 주유소 건립에 제도적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적 제동장치도 정부가 '특별시 및 광역시에서는 대규모 점포와 주유소 간 거리기준을 정할 수 없다'고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을 개정해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역 주유소업계의 반발 등을 예상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던 남구청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남구청 관계자는 "롯데마트 주차장 내 주유소가 건립되면 전통시장이나 지역 주유소업계의 집단 반발 및 민원이 예상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어 구청으로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며 "하지만 주유소 영업은 허가가 아닌 등록제라 등록요건이 갖춰지면 구청으로서는 등록을 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관련 고시를 통해 제도적 제동을 걸 수 있었지만 이마저도 효력을 잃게돼 곤란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역 주유소 업계 관계자들도 롯데마트의 주유소 건립 계획에 대해 "기름 판매가 목적이 아닌 다른 물건을 팔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울산지사 관계자는 "대형마트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 15곳 정도의 물량을 커버한다. 또 '대형 유통업체'이기 때문에 다른 주유소들이 경쟁할 수 없는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입점한다면 마트 인근 주유소들이 망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왜 대형마트가 소상공인의 영역까지 침범하려하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동네 주유소가 사라지게되면 그때도 대형마트가 싼 가격에 기름을 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통큰치킨으로 시작된 도덕성 논란

'5,000원 치킨'이라고도 불리는 '통큰 치킨'은 판매 첫 날 2시간 여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동나는 등 울산지역을 포함 전국적으로 '통큰 치킨' 열풍이 불었다.
 '통큰 치킨' 열풍에 인터넷 상에도 통큰치킨 패러디 영상이 속속 등장하며 인기를 끄는가 하면, 치킨 한 마리당 5,000원이라는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은 기존 치킨업체의 치킨가격에 대해 가격거품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며 동네 치킨점포가 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이 처럼 '통큰 치킨'판매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판매 일주일만에 롯데마트는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이 잠잠해지기 전에 롯데마트는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지난 6일 미국산 쇠고기 '통큰 갈비' 특판행사를 벌여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마트는 축산농가들의 반발을 샀지만 판매를 중단치 않은 채 준비한 LA갈비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지역 축산물유통업계 관계자는 "'통큰 갈비'의 경우 판매행위 자체보다는 시점과 마케팅에 문제가 있다"며 "구제역으로 인한 가축 살처분 등 축산농민들의 고통이 정점에 달하고 있는 때 대대적인 광고를 펼쳐가며 축산물을 저가에 판매해 농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4일 롯데쇼핑(주) 롯데슈퍼와 지역 소상공인 단체가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양 측은 울산지역에서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큰 틀에서 대화 창구를 열어두기로 협의했다. 하지만 이 협약의 내용이 롯데마트가 펼치는 사업내용과 위배돼 '선언'에만 그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보람기자 usy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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