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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무산 시인

 지금 이곳에 오지 않는 건
 미래에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서 싹이 트지 않는 건
 내일이 와도 꽃이 될 수 없다
 지금 이곳에 없는 해방은
 미래가 와도 오지 않는다
 지금 이곳에 오지 못할 평등이라면
 미래가 와도 결코 오지 않는다
 원하는 것이 해방이라면
 지금 우리들 가운데 와 있어야 한다
 원하는 것이 평등이라면
 지금 이곳 우리들 손길에 와 닿아야 한다
 저들의 가치가 욕망과 독점의 가치라면
 우리의 가치가 나눔과 평등의 가치라면
 삶을 나누고 투쟁을 나누고 가치를 나누고
 그리고 노동을 나누어야 한다
 노동의 독점에 저항해야 한다
 내가 가진 노동을 나누어야 한다
 나눔을 잃어버린 싸움은 미래가 없는 싸움이다
 나눔을 잃어버리는 것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이미
 우리들 가운데 성큼 다가와 있어야 한다
 지금 이곳에 없는 것은
 미래에도 없다
 장막을 거둔다고 새 땅이 열리는 것 아니다
 영토를 차지한다고 새 세상이 열리는 것 아니다
 지금 이곳에 우리들 가운데 오지 못할 것이라면
 미래에도 결코 오지 않는다

■ 시작노트
지금도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 사람들 혹한은 계절 속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한달 월급70여만원 점심값이 한달9,000원인 청소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하루 열두시간 에서 열다섯시간 노동강도를 견디지 못한 26세 젊은 노동자의 죽음. 나눔이 없는 사회의 미래는 이렇게 끊임 없는 혹한의 연속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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