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상을 한다.
앞으로만 내닫는 직선의 일상을 뒤로한채
쉼표처럼 마주한 능선.
굴곡의 곡선이 봄빛 머문 하늘에 그림을 그린다.
절묘하게 앞을 틔운 능원에 서면
토함산 저편에서 울리는 범종소리가
잔잔하게 발등을 울린다.
곡선을 미끄럼하고 대릉원을 지나면
세월만큼 숲과 닮은 골목길이 반기는 경주 대릉원.
저만큼 흘러버린 역사의 편린을 마주한채
오래된 낮은 지붕의 집들이 작은 무덤처럼 모였다.
개발의 손길이 이곳엔 미처 미치지 못했는지
과거 그대로 시간이 멈춰버렸다.
살아있는 역사가 두루 자연스럽게 살아있는
이곳은 어쩌면 경주의 마지막 올드 타운이다.
글·사진=김주영기자 uskjy@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