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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농업부가 상하이 인근 저장성(浙江省) 시장에서 수집한 비둘기 샘플에서 신종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됐다고 밝힌 기사를 접했다.

 그 동안 무난하게 지내던 비둘기가 어쩔수없이 당분간 화제의 중심에 있을 것 같다. 비둘기는 세계적으로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시대에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교육받아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보호를 받았다. 그 결과 각종 행사에는 으레 비둘기를 날려보내는 순서가 자리잡게 되었다. 그 영향인지는 모르지만 공원마다 비둘기를 사육하여 마리수를 늘이기도했다. 용두산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간헐적으로 나는 비둘기의 집단비상을 보며 환성을 지르기도했다. 또한 기념사진에는 반드시 손바닥 위에 한 두 마리 앉아 먹이 먹는 장면 혹은 나들이객들이 던져준 팝콘에 우루루 모여던 장면을 곁들였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노래, 음식 등 비둘기 문화에는 '저 건너 잔솔밭에 살살 기는 저포수야 저 산비둘기 잡지마라. 저 비둘기 나와 같이 임을잃고 밤새도록 임을찾아 헤멧노라(성주풀이)'라고 포현하여 비둘기는 금슬 좋은 부부로 표현하기도 한다. 한편 어른들로부터 '비둘기 고기 먹지마라 오누이 낳는다(속담)'라는 말은 비둘기는 두 개의 알을 산란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특히 비둘기가 우는 소리를 비유하여 '마누라 죽고 자식죽고 나 혼자서 우째 살꼬(모심기 노래)'는 그 울음소리가 신세타령하는 남편의 독백으로 표현했다.

 외국노래 팔로마(paloma) 또한 비둘기의 우는 소리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비둘기의 품종은 세계적으로 다양하지만 크게 멧비둘기와 집비둘기로 구분한다. 비둘기 고기를 선호하는 중국, 이집트 같은 나라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이지 못하다. 비둘기는 인간의 삶속에 일부 피해도 준다. 멧비둘기는 농민들에게는 파종한 씨앗을 파먹어 피해를 주는 성가신 존재로 쫓거나 퇴치의 대상이다. 특히 집비둘기는 서식지가 멧비둘기와 달라 아파트, 고궁, 학교 등에서 공존하다보니 배설물, 깃털, 울음소리 등이 현대인의 삶에서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비둘기 퇴치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비둘기는 이미 유해조수로 분류되었다. 비둘기의 서식지 주변의 정주민은 배설물, 깃갈이의 잔털, 구애소음 등의 피해를 호소한다. 비둘기의 배설물은 금속을 부식시키며, 주위 환경을 지저분하게 만든다.   최근 창원시 의창구(구청장 이종민)에서는 비둘기 진 배설물은 철, 콘크리트를 부식시키며, 건 배설물은 공기중에 비산되어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피부 알레르기 증상을 유발하고 있다하여 '집비둘기 퇴치'에 나섰다. 모두 최근 급격히 증식되고 있는 비둘기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바라는 인간의 삶을 침해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민원의 급증은 특히 비둘기를 시조, 구조로 상징한 지자체는 부조화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비둘기는 옥상, 교각, 베란다, 에어컨휀박스 등 어떤 환경이던 안전한 장소이면 번식을 한다. 특히 먹이가 풍부한 곡물부두에는 안성맞춤의 비둘기 번식 및 서식지이다.

 한편 앞으로 비둘기와 관련된 한 가지 우려되는 점에서 울산도 예외가 될수 없다. 울산 태화교 북단 비둘기 사육장 주변에는 비둘기 입장에서 휴식에 안성맞춤인 완공되지 않은 높은 건물이 가까이 있다. 또한 일정시간에 공급되는 먹이가 있어 천혜의 번식과 서식환경이다. 다만 비둘기를 먹이로 하는 포식자 맹금류인 황조롱이, 새매 등의 공격이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현재도 사육장 인근 태화강변 풀숲에는 맹금류가 먹고 남은 비둘기 사체잔해가 쉽게 발견된다.

 비둘기 사육장 가까운 곳엔 지금 복원 중인 태화루(太和樓)의 목재 조립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다. 내년 3월이면 단청된 완성된 태화루를 볼수있다고한다.
 반면 완성된 태화루에 조류의 접근을 방지하는 거물망 부시가 겹쳐진 모습이 환상으로 나타난다. 부시는 단청된 고궁에 조류의 배설물로 인한 훼손을 막기위해 조류접근 방지용 거물이다. 완성된 태화루는 인근의 비둘기가 모여들어 서식 및 번식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부터 지혜를 모아 최상의 방법을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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